'강한 여진 없을 거라더니'…기상청, 지진 예측도 '오보청'
기상청 오보 논란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국민들 사이에 익숙한 소재가 됐다. 특히 올 여름은 그 정도가 심각했다. 온 국민을 고통스럽게 한 폭염·열대야의 해제 시기와 연이은 장맛비에 대한 오보에 기상청은 '오보청'이라는 오명을 달고 살았다.
급기야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재난인 지진 관련 예측도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지난 12일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5.8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19일 오후 8시33분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4.5 여진이 발생했다. 본진에 비교하면 약한 강도였지만 전국 각지에서 지진동을 느낄 정도로 강력한 위력이었다. 특히 경주 일대 주민들을 비롯해 영남 지역 시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처럼 강한 여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지 않았다. 애초에 여진이 이렇게 길게 지속되리라고 전망하지도 못 했다.
기상청은 경주 본진이 발생한 후 "여진은 3~4일 동안 지속되다가 멈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여진이 이어지자 "여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고 슬쩍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도 "강한 여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상청의 전망은 보란듯이 빗나갔다. 3~4일 안에 끝나기는커녕, 심지어 '강한 여진'이 경주를 다시 충격에 빠뜨린 것이다.
시민들은 기상청의 예보능력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심모(29)씨는 "국가에서 가장 공신력 있다고 하는 기관인 기상청에서 전망과 분석이 매번 틀려 황당하기만 하다"면서 "앞으로 공식적인 발표를 어떻게 믿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이모(29·여)씨는 "잘못된 정보가 주는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면 발표도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연재해를 예측하기 어려운 건 이해하지만 예보가 계속 틀리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기상청에서 더 이상 큰 여진이 없을 거라고 하는데 믿을 수가 없다. 만약 일어나면 어떻게 책임질 건지" "기상청 왜 여진 온 거 하나하나 (홈페이지에) 다 안 올리냐고. 일본 같은 경우는 실시간으로 그래프로 보는데 진짜 기상청이나 안전디딤돌 다 해고 시켜라" "기상청=오보청" 등의 글을 남기고 있다.
여진 발생 즉시 접속 불량 상태가 됐던 기상청 홈페이지에 대한 불만도 속출했다.
이모(26·여)씨는 "지진 발생 직후 기상청 홈페이지에 접속했더니 먹통이었다"며 "국가기관 홈페이지가 이리 허술하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모(31)씨도 "지진 정보를 얻기 위해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접속이 되지 않았다"면서 "국가 재난 상황에서도 홈페이지가 먹통이 되면 어디서 정보를 얻어야 하느냐"고 어이없어 했다. 그는 "기상청 스스로가 신뢰도를 깎아 먹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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