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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절벽, 출구가 없다①] 수출 개선에도 일자리 안생겨…고용부진, 내수 위축으로

등록 2017.03.05 1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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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최근 수출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제조업의 체감 경기는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 심리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반도체 업종 호황과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일자리가 늘지 않으면서 가계는 오히려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2% 감소하며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감소폭도 지난해 11월 -0.3%, 12월 -0.5%, 올해 1월 -2.2%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수출은 4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며 지난해의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2%나 늘어나 5년만에 처음으로 두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출하도 수출과 내수 간의 온도차가 확연하다. 1월 수출 출하는 전월 대비 2.1% 증가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내수 출하는 0.5% 늘어나는데 그쳤다.



 내수 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있는 이유는 수출 실적 개선에도 고용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53만3000명에 달했던 취업자 수 증가폭 2015년 33만7000명, 2016년 29만9000명으로 위축되고 있다. 지난 1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24만3000명에 그쳐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 개선에도 불구하고 취약업종 구조조정 등에 따라 제조업 일자리는 전년 동월 대비 16만명(3.5%)이나 줄었다. 또 실업자수는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 주도 성장은 더 이상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게 중론이다.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매출 10억원당 고용 인원)는 지난 1990명 58.6명에서 2013년 7.7명으로 감소했다. 소비가 창출하는 고용 효과(15.5명)의 절반 수준이다. 중소기업(9.7명)과 대기업(5.5명)의 취업유발계수도 큰 차이가 난다.

 수출이 살아나도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고용 부진→소비 감소→내수 위축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심리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대기업과 수출 기업의 업황BSI는 각각 83과 82를 기록해 장기 평균(대기업 82, 수출기업 81)을 넘어섰다. 3월 전망치는 제조업이 87, 수출기업이 88까지 상승했다.

 반면 중소기업과 내수 기업의 업황BSI는 장기 평균보다 낮은 66과 72에 그쳤다. 비제조업 업황BSI도 73으로 전달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출 개선세가 지속되더라도 내수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수출 부문은 대기업과 장치산업 비중이 높아 고용창출계수가 낮기 때문에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고용이 늘어나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내수가 회복되려면 가계소득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수출로 인한 낙수효과가 과거에 비해 줄었고 소득 분배마저 악화되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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