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후폭풍,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도 '악영향'
검찰수사 이어 중국발 악재로 연내 상장 가능성 희박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호텔롯데 상장은 '투명경영'과 '질적성장'을 기치로 발표한 롯데그룹의 대대적 그룹 쇄신안 중 가장 핵심 과제로, 사드 후폭풍이 '신동빈의 NEW 롯데' 기조에도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지난해 한 차례 추진한 바 있어 재추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검찰 수사를 비롯해 신 회장의 1심 재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시기를 조율 중이었다.
이런 가운데 롯데그룹은 사드 부지제공에 따른 중국 당국의 보복으로 또다른 복병을 만나게 됐다.
호텔롯데는 면세사업을 중심으로 호텔, 테마파크, 리조트, 골프장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공개를 앞둔 시점에서 투자은행(IB)업계에선 호텔롯데의 상장 후 기업가치를 비영업가치 8조원, 영업가치 12조원 등 20조원을 넘길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나면서 호텔롯데 매출의 85% 정도를 차지하는 면세사업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다만 호텔롯데는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자산을 각각 6조원 가까이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향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 입장에선 호텔롯데 상장이 단순히 그룹 내부의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와 경영방식의 변화 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동빈 회장은 상장으로 확보한 재원을 통해 롯데 그룹의 미래 사업에 적극적 투자를 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진행 중이던 중국 외 지역에서의 글로벌 면세사업, 호텔 및 쇼핑센터 등에 대한 사업확장과 M&A도 상장 자금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으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사드 추가 설치뿐 아니라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까지 거론하고 있기 때문에 호텔롯데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운명은 상당기간 한미중 역학관계 속에 휘말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절차적인 부분도 문제지만, 국내 면세점 시장 자체가 위기를 맞았기 때문에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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