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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딥 스테이트' 음모론 오히려 역풍 맞을 것"

등록 2017.03.12 1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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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임기 첫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3.0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임기 첫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3.01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들의 '딥 스테이트(Deep State)' 음모론이 오히려 정부 기관들의 반발과 내부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정치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이 '딥 스테이트'이라는 허상에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흔히 터키와 이집트와 같이 군부 권위주의 국가에서 사용되는 용어인 '딥 스테이트'는 민주주의 제도 밖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자 정권', '비선실세' 등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러시아 유착설 등에 대한 잇따른 정보유출의 배후에 '딥 스테이트'가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 없이 주장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청 지시 의혹설도 '딥 스테이트' 음모론 중 하나다.

 트럼프 행정부 최고 실세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설립한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조직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며 이를 '딥 스테이트 게이트'라고 보도했다.



 배넌 역시 "딥 스테이트가 트럼프의 대통령직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공화당 의원들도 딥 스테이트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다.

 토머스 매시 의원(켄터키·공화)은 지난달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 등 타국과의 도발을 원하는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그 방향으로 밀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이는 트럼프 대 오바마가 아닌, 대통령 대 딥 스테이트"라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세력이 딥 스테이트가 실존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각종 의혹을 음모론으로 일축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물타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독재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정권 확립 기간에 딥 스테이트의 위협을 강조한 바 있다.

 듀크대학의 티무르 쿠란 정치학과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딥 스테이트' 음모론을 악용해 자신과 반대하는 야당을 척결했다. 똑같은 일이 미국에서도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측근들을 주장하고 있는 딥 스테이트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도청 의혹설 역시 일주일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아무런 증거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을 딥 스테이트와 연루시키려 한다면 오히려 그 조직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딥 스테이트 조직으로 지목된 조직에서는 트럼프의 공격을 조용히 받아들이거나 반격을 하는 수 밖에 없게된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직 내에서 트럼프에 반기를 들고 그를 끌어내리기 위한 정보유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지워싱턴대학의 엘리자베스 손더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정치조직들을 정치화시키려 한다"라며 "그들을 정치화시키고 자신의 싸움에 공개적으로 끌어들일수록 오히려 내부분열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adcom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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