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세 논란]"한국서 수조원 버는데"…세금추징 공감대 형성
5일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BIA)의 '2016 대한민국 무선인터넷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국내 앱 마켓에서 약 4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국내 앱 마켓 규모는 7조 6668억원에 달한다. 이중 구글플레이의 매출 비중은 58.2%에 달란다. 구글은 구글플레이 매출 중 70%를 개발사에 제공하고 나머지 30%를 수익으로 거둔다. 이 방식으로 작년 수익을 계산하면 1조 3397억 원이다.
MOBIA는 올해 구글플레이의 매출이 5조 3248억원, 수익이 1조 5974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구글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매출을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로 보내는 편법으로 탈세를 일삼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본사 외에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유통하는 구글의 법인은 조세피난처인 아일랜드에 설립된 Google Ireland Limited, Google Commerce Limited와 싱가포르에 설립된 Google Asia Pacific Pte. Limited뿐이다. 우리나라 개발사의 경우, 싱가포르 법인에서 앱 유통을 담당한다.
구글이 수조 원이 넘는 매출을 국내에서 벌어가면서도 제대로 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는 국내 법인인 구글코리아가 유한회사로서 매출이나 세금을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또 주요 서비스를 해외 법인에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과세 당국에서 이를 적발하기 쉽지 않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진 네이버 총수는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글과 페이스북은 어마어마한 돈을 번다. 하지만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없다. 트래픽 비용도 안 낸다"며 국내기업과 역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우리나라도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세금추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구글과 같은 국외사업자들의 조세 회피는 국내사업자들의 사업의욕과 노동의욕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며 "세금을 내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당당하게 공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우 미디어경영학회 회장은 "인터넷 시장의 경쟁에 국경은 없다. 국내사업자들이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적어도 국내에서 해외사업자들과 동등한 경쟁이라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구글과 같은 해외사업자들의 국내 매출과 세금, 고용에 대한 정보 공개가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코리아 관계자는 "(매출 규모를)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그 회사의 결정"이라며 "구글은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다국적 기업의 세금 문제는 복잡하다"며 "한국에 많이 내고 싶다고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 많이 내면 다른 나라에 적게낼 수밖에 없다. 그러면 다른 나라가 왜 한국에만 많이 내냐고 항의할 것이다. 그래서 조세조약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구글코리아의 해명은 한국에서 발생하는 매출일 경우 법인세를 낸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구글 앱스토어(구글플레이) 매출 등은 구글 본사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구글코리아도 모른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최근 과방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구글 서비스에 대해 지역별로는 보고 있지만 국가별로는 추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세금 문제를 지적했던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신성호 보좌관은 "우리나라에서 (구글플레이 등을 통해) 결제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매출이 발생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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