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매케인이 트럼프를 살렸다?…유럽 지도자들, 美와 관계 강조
닉 로버트슨 CNN 국제전문기자는 26일(현지시간) 전 세계 지도자들이 매케인을 추도하면서 '그의'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도 강화되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존 매케인은 위대한 정치가였다. 늘 자신보다는 서비스 정신을 앞세웠던 분"이라며 "그를 영국의 친구라고 부르는 게 영광"이라고 애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정치인의 하나를 잃었다"며 "그는 (미국과 유럽 간) 강력한 대서양 동맹을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싸운 투사"라고 기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 우방인 유럽을 홀대하고 러시아와 친근하게 지내면서 유럽과 미국 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매케인에 대한 각종 찬사는 양측 관계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다고 로버트슨은 전했다.
특히 구소련의 철권통치 하에 있던 유럽 국가 지도자들의 매케인에 대한 칭송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갈망하는 모습을 투영한다는 분석이다.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매케인은 대서양에서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를 위해 용기 있게 싸웠던 투사"라고 추도했다.
위리 라타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그는 용감하고 결단력 있는 사람이었으며 세계정세에 대한 놀라운 이해를 보여줬다"며 "그가 발트해 국가 안보를 위해 기여한 부분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매케인의 사망에 대해 "우리 지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손실"이라고 묘사했다.
러시아 침공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해 온 라이몬츠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도 매케인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와 자유의 진정한 수호자이자 라트비아의 좋은 친구"라고 평했다.
로버트슨은 "물론 매케인에 대한 각종 찬사들은 단순히 조의 차원에서 해석될 수도 있다"면서도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매케인에 대한 전 세계의 메시지를 통해 미국의 우방국들과 트럼프 대통령 간 불안을 떨쳐낼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매케인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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