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김연경 "누가 자꾸 센 언니, 안 센 언니라고 붙이는지"
【진천=뉴시스】박주성 기자 =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 김연경 선수가 18일 오전 충북 진천군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배구팀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7.18. [email protected]
【진천=뉴시스】김주희 기자 = "항상 목표와 꿈은 올림픽 메달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엑자시바시)이 올림픽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1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배구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대표팀은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전에 참가한다. 캐나다와 멕시코, 러시아와 한 조로 묶인 한국은 조 1위에 올라야 올림픽 직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하면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아 예선전을 통해 도쿄행에 다시 도전해야 한다.
김연경은 "올림픽에 나가는 게 1차 목표다. 2차 목표를 이야기하기 보다 1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8월 예선에서 꼭 이겨야 한다. 그만큼 중요한 대회라고 생각한다. 준비를 잘 해서 배구 선수로서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 중의 하나를 달성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배구 여제'에게도 예선전의 부담은 다르다. "예선전은 가장 어려운 경기 중 하나 같다. 긴장감 등 다른 경기들과는 다르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희망을 품고 있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부터 합숙 생활까지, 대표팀에서 더 밝은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해외 생활을 한지 10년 차가 됐다. 항상 대표팀에 사명감을 가지고 들어와 하다보면 아직 우리 배구가 시스템 등에서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한국 배구 미래가 괜찮을까하는 걱정도 했다"고 떠올렸다.
【진천=뉴시스】박주성 기자 = 라바리니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김연경, 이재영 선수가 18일 오전 충북 진천군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배구팀 미디어데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7.18. [email protected]
이제는 바뀌는 팀을 느끼고 있다. 스테파니 라바리니 감독이 합류 효과도 크게 봤다. "올해 배구협회에서 좋은 투자도 해주시고, 훌륭한 감독님과 스태프들과 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이 된다"며 "감독님께 배우는 배구는 사실 나는 계속 해왔던 것이다.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더 좋은 감독님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 밑에서 후배들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는 걸 보면 주장으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에게는 세 번째 올림픽이다. "많은 나라들이 좋아지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좋아져 이제는 한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다"며 "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는 게 목표이자 꿈이긴 하지만 아직 거기까지 가기엔 먼 것 같다. 조금 더 훈련을 해서 정상에 있는 팀들과 싸워야 한다. 하지만 항상 목표나 꿈은 올림픽 메달"이라며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선수단을 이끄는 것도 그의 몫이다. '카리스마'를 자랑했던 그가 VNL을 치르면서 보다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날도 함께 참석한 양효진(현대건설), 이재영(흥국생명)과 유쾌한 분위기를 주도해나갔다.
김연경은 "누가 자꾸 '센 언니', '안 센 언니'라고 붙이는지 모르겠다"며 웃은 뒤 "내가 어떤 이미지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항상 변함없이 똑같이 하고 있다. '세고, 안 세고' 하는 것 없이 처음 스무살에 대표팀을 할 때랑 똑같은 모습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연경 언니가 올해는 어린 선수들에게 더 다가오려고 하고, 챙겨주신다. 예전에는 좀 무서웠는데 올해는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한 번씩 잔소리를 할 때도 있지만, 언니가 좋은 마음으로 해주는 거라는 걸 안다. 운동을 할 때 조언도 많이 해준다"고 고마워했다.
【진천=뉴시스】박주성 기자 =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 이재영(가운데) 선수가 18일 오전 충북 진천군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배구팀 미디어데이에서 김연경 선수의 흉내를 내자 선수들이 웃고 있다. 2019.07.18. [email protected]
김연경과 함께 대표팀의 기둥 역할을 해온 양효진은 "언니가 없으면 누가 옆에서 잔소리를 안해 너무 조용해서 허전함이 든다"며 웃었다. 김연경은 "효진이와 오랫동안 지내면서 방을 같이 썼다. 나 때문에 힘들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좋은 선수가 된 것 같다"고 받아쳤다. 이어 "효진이와 지난 번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수 있겠단 이야기를 했는데, 은퇴하기 전까지 둘 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맏언니를 필두로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이재영은 "선수라면 누구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양효진은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인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라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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