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보다 '리뉴얼'…식품업계, '히트상품' 의존 이유는?
제과업계 비롯 주요 식품기업 최근 3개월 신제품 대부분 리뉴얼 출시
신제품 출시 등한시 할 경우 소비자 구매율 저하 등 현재의 저주 우려

이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을 들여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인기 제품을 변형해 안정적인 매출 창출을 하겠다는 의도로 볼 여지가 많다.
다만 기존 인기 제품에 의존한 리뉴얼 출시 트렌드가 지속될 경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 국내 식품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가 담긴 제품 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제품 중 상당수는 브랜드의 강점은 유지한 채 기존 제품을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중요성과 가치 등을 높이고 새로움을 더한다는 뜻이 담긴 '업뉴얼'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이들 제품들은 기존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에게는 환기 효과를 제공해줄 뿐 만 아니라 신규 소비자 유입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존 제품과 큰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제과업계가 대표적이다. 롯데제과는 최근 3개월간 'ABC초코쿠키 민트초코', 젤리 '참새방앗간', '쌀로새 진짜새우' 등을 신제품으로 선보였다. ABC초코쿠키 민트초코와 쌀로새 진짜새우는 새로운 맛을 더했고 참새방앗간은 재출시 제품이다.
오리온이 최근 출시한 제품은 '꿀버터 오!구마', '레몬초코파이', 등이다. 대표 장수 제품인 '오!감자', '초코파이' 등에 새로운 맛을 추가하고 모양을 변형해 출시한 제품이다.
해태제과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급 제과점 버터를 사용한 '포키 황금버터', '후렌치파이 젤리', '신당동떡볶이 시즌2', '샤인머스캣 후렌치파이' 등이 이 회사가 최근 3개월간 내놓은 신제품이다.

동원F&B와 동원홈푸드는 '동원MSC참치', '보성홍차 아이스티 제로', '비비드키친 저칼로리 비빔장' 등을 출시했고 대상 종가집은 '핵매운 김치·마늘듬뿍김치', '핑크퐁 아기상어' 만두를 시장에 내놨다.
대상 청정원은 안주야 '논현동 포차스타일' 구이류 3종과 튀김, 씨간장 활용한 프리미엄 '양조간장' 2종, 유럽 정통 스타일 '스파게티 소스' 2종, '콘치즈 리치부어스트' 등을 선보였다.
주요 대기업들은 이처럼 기존 인기 제품 라인업 확장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전략을 적극 펼쳤다. 다만 3개월 동안 출시된 제품 대부분이 기존 제품군과의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기존 인기 제품에 의존한 신제품 출시 트렌드가 지속될 경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율이 낮아져 '현재의 저주' 덫에 갇힐 수 있어서다. 이 경우 기업 실적 악화는 물론 식품업계 전반에 걸친 시장 규모 정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금액이 소요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안 좋은 경제 상황을 감안해 위험보다는 안정을 택한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율이 낮아지면 관련 제품군 시장 규모가 정체될 수 있다"며 "기존에 검증된 인기 제품을 앞세우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지만 소비자들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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