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독감처럼 될까…치명률 관리·인식 개선이 관건
"현 치명률은 접종 효과…미접종자 확인 필요"
백신·치료제 공급, 확진자 일상생활 가능해야
"이번 오미크론 유행이 독감화 전환 첫 관문"
[광주=뉴시스] 지난 4일 광주 북구 상시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 북구 제공) 2022.02.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의료 대응과 국민들의 인식 개선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기준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지 748일째다. 2년 이상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최근 사흘간 2만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유행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상회복을 넘어 코로나19의 독감화 관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 발표 자료에 의료 체계 여력이 충분한 경우 일상회복 재추진을 검토하겠다면서 "유행 상황의 의료체계 여력, 최종 중증화율·치명률 등을 평가하면서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한다"고 주석을 달았다.
정부가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역 전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단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재 유행을 주도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특징을 고려하면 이번 유행이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 등 독성은 낮다는 이유에서다.
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 위원장은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이 팬데믹에서 넘어야 할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장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난 1월31일 기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오미크론의 위중증률은 0.42%, 치명률은 0.15%다. 치명률의 경우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낮지만, 질병관리청이 추정한 독감 치명률 0.04~0.08%보다는 2~3배 높다.
게다가 현재 코로나19 치명률은 높은 접종률을 바탕으로 나타난 수치여서 향후 접종률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치명률은 접종 후 치명률이고, 오미크론도 미접종자에겐 여전히 매우 위험한 질병"이라며 "유행이 지나간 이후 미접종자의 치명률이 어느 정도 감소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독감처럼 관리되려면 감염자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져야 한다. 현재는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자에게 격리를 강제하고 있지만, 이를 해제한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수용하지 못한다면 감염자가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가 없다.
또 매년 백신을 맞고 치료제를 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독감처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공급도 해마다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치명률, 의료 대응 여력, 국민 인식,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단계적으로 (전환을)하겠다"라며 "일률적으로 (전환 기준을)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오미크론 유행이 일상회복과 독감화 전환의 첫 관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훈 교수는 "지금의 유행이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인데 (안정적으로)통과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하고, 면역 획득 비율이 늘어나 확진자가 더 증가하지 않는다면 독감 대응 방식 일부를 활용할 수 있겠다"며 "단 오미크론보다 중증화, 독성이 강한 변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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