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써봤다" 요양병원·시설 30% 뿐…사용저조, 왜?
질병청 코로나 치료제 사용 실태조사
적극 처방-소극 처방 '양극화 양상'도
정부 "치료제 공급 부족 해소된 상황"
소극 처방 완화하기 위해 설명회 개최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1월 14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약국에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입고돼 약사가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2022.01.14. [email protected]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이 '주간 건강과 질병'에 게재한 '요양병원·요양시설 치료제 사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5550개 시설 중 치료제 사용 경험이 있는 곳은 1656개소(29.8%)에 불과했다.
조사를 수행한 연구진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대부분 입소자가 60세 이상 또는 기저질환자라 치료제 우선 처방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사용률이 나왔다"고 밝혔다.
치료제를 사용의 양극화 경향도 나타났다. 시설 내 확진자에 대한 처방 비율이 '25% 미만'이라고 응답한 기관이 45.9%로 가장 많았고 '75% 이상'이 27.0%로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치료제 처방 기관 중에서도 의료기관 및 의료진 성향에 따라 처방에 적극적인 기관과 보수적인 기관으로 나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치료제는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다.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 약물이 23개에 달해 도입 초기부터 적극 처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기존에 복용하던 고혈압, 고지혈 치료제를 잠시 끊고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지만 상태 악화를 우려한 의료진이 소극적으로 처방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코로나19 치료제 처방 장애요인 관련 실태조사(출처=질병관리청 '주간 건강과 질병')
시설별로는 요양병원이 '치료제 공급 부족'(30.4%)을, 노인요양시설과 기타 장기요양기관은 '까다로운 처방'(24.3%)을 가장 큰 장애 요인이라고 답변했다.
요양병원은 병원 내 의료진이 자체적으로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지만, 노인요양시설과 기타 장기요양기관은 통상 원외 처방만 가능하다.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필 수 없는 원외 의료진의 경우 처방에 더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는 "처방 장애요인으로 분석된 공급 부족 부분은 치료제 추가분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된 상황"이라며 "병용금기 약물에 의한 장애요인은 '의료진 간 치료제 처방 경험 공유회 개최'나 '제약사 협조를 통한 치료 효과 및 이상반응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공유' 등으로 처방에 대한 의료진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은 60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및 12세 이상 기저질환자(팍스로비드) 또는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라게브리오)다. 먹는 치료제 재고량은 지난 26일 기준 팍스로비드 47만3234명분, 라게브리오 7만9027명분 등 55만2261명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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