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줄이려 만든 이통사 AI 상담원, 알고보니 '금덩이'
AI스피커 통해 대화 학습 경험 바탕으로 사업 영역 확장
코로나19로 AI컨택센터 수요 증가…10년 내 20조 규모 성장
초고속 인터넷, 사업 확장에 유리…이통3사, 신사업으로 낙점
![[용인=뉴시스]용인시가 1일부터 ‘코로나19 통합 콜센터’를 24시간 확대 운영한다.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https://img1.newsis.com/2022/03/01/NISI20220301_0000942626_web.jpg?rnd=20220301145921)
[용인=뉴시스]용인시가 1일부터 ‘코로나19 통합 콜센터’를 24시간 확대 운영한다.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최근 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 먼저 대응한다. 심지어 간단한 문의는 전화를 걸지 않아도 된다. 홈페이지나 소셜네트워크(SNS)에 마련한 챗봇(채팅상담 로봇)을 통해 즉각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최근 콜센터로 인공지능(AI) 사업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AI에이전트로 활용하던 음성 대화 기술을 고도화, 콜센터의 디지털전환(DX)을 주도하고 있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신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컨택센터(AICC)를 추진하고 있다.
AICC는 고객 상담센터에 AI를 접목한 서비스다. 음성인식 기술과, 음성을 글자로 바꿔주는 기술, 글자를 통해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기술을 조합해 고객을 응대한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사람 중심의 콜센터 운영이 어려워진 가운데 온라인 서비스 확대는 AICC 산업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
국내 컨택센터 시장은 연간 1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통3사는 우선 자체 콜센터에 AICC를 적용, 가능성을 타진한 후 이를 사업화하기 시작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AI가 적용된 콜센터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향후 10년간 2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KT가 오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22’에서 KT AICC를 세계 무대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KT AI통화비서가 업주 대신 전화를 받고 있다. (사진=KT 제공)](https://img1.newsis.com/2022/02/24/NISI20220224_0000939563_web.jpg?rnd=20220224124219)
[서울=뉴시스]KT가 오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22’에서 KT AICC를 세계 무대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KT AI통화비서가 업주 대신 전화를 받고 있다. (사진=KT 제공)
AI스피커로 사전 학습…클라우드 활용해 서비스 고도화
다만 AI스피커의 경우 음성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에는 용이하지만 수익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땅히 접목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유료 서비스를 AI스피커에서 이용할 수는 있어도 AI스피커 기능 자체로는 돈을 벌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대신 음성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 대화 인식률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개선된 기술력은 기업간거래(B2B)로 활용처를 넓혔다. AICC는 진화한 AI에이전트를 수익화한 대표적 사례다. 나아가 클라우드 역량을 결합한 서비스형 AICC도 준비 중이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AICC를 구축하게 되면 많게는 수억의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서비스형 AI컨택센터(CCaaS)를 사용하면 월정액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CCaaS는 물리적인 컨택센터 시스템 없이 컨택센터의 인프라,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CCaaS를 사용하면 기업들이 전화 상담업무를 자동화하면서도 상담 중 고객에게 직접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을 파악해 AI에서 상담사로 연결,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특히 이통사는 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어 AICC 확장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는 소상공인의 고객 응대 서비스에도 적용되고 있다. 매장 예약이나 정보를 안내하는 간단한 응대는 물론, 부재중 걸려온 전화를 대신 받아줄 수 있어서다. 또한 AI가 대신하면 휴일이나 밤낮 없는 대응도 가능하다.
김 연구원은 "이통사는 특히 AI-CCaaS 사업에 강점이 있다"며 "다른 사업군은 AI를 처음부터 학습시켜야 하는 데 비해 통신사들은 기본적으로 보유한 음성 데이터를 토대로 빠르게 대응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통3사, 자사 고객센터 적용 경험으로 영역 확장
이통3사 중 AICC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KT다. KT는 2018년부터 자사 고객센터에 AICC를 도입했다. 그 결과 ▲월 평균 전화상담 처리량이 47만건 감소했고 ▲AI상담 보조를 통해서는 상담 후 업무처리 시간을 평균 15초 단축(20초→5초)하는 효과를 봤다. AI 상담원이 한 달 동안 응대한 비중은 전체의 약 25%(130만 콜) 수준이다. 이 중 73%(100만콜) 이상 고객에게서 만족한다는 반응을 얻었다.
KT는 AICC의 경쟁력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콜센터에서 확보한 음성 데이터를 내세우고 있다. 유무선 일평균 46만콜의 전화가 KT 고객센터에서 처리되며, IPTV 셋톱박스로 활용 중인 AI스피커 기가지니의 330만 가입자 발화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KT는 금융권, 유통 등 다양한 분야 기업 약 70여 곳에 AICC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AI통화비서는 현재 2만여개 업소에서 사용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1000억원 달성으로 2025년에는 5배 많은 5000억원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최근 AICC 시장에 발을 들였다. LG유플러스는 국내 금융사 대상 전용회선 점유율 1위 사업자라는 강점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계열사 LG CNS와 함께 KB금융그룹의 AICC 구축사업자로 선정됐다. 장기적으로는 6000억원 규모의 금융사 콜센터 시장의 절반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오는 8월에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콜봇 'AI가게 매니저'를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자체 콜센터에 우선 적용하고 있다. 고객센터 상담 데이터를 분석하는 통화데이터분석시스템을 도입,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스마트폰 통화 앱인 T전화와 모바일 고객센터 앱 T월드에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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