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카카오' 3개월 만에 CEO체제 개편…홍은택 단독대표 맡는다(종합)
'김범수 복심' 카카오 대표직에 오른 지 7개월 만에 사퇴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 체제 3개월만에 개편 수순
당분간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남궁훈 사고 재발방지 주력
남궁훈 "사건 마무리될 때까지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할 것"
[성남=뉴시스] 김금보 기자 =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지난 주말 '카카오 대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가 카카오 대표직에 오른 지 7개월 만에, 또 홍은택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체제로 바뀐 지 3개월 만이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카카오페이 경영진 주식 대량 매도 사태 등에 따라 남궁훈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체제를 바꿨지만 격랑 속 풍파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남궁훈 대표는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신사옥에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 주요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지 나흘 만이다. 남궁 대표는 앞으로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재발 방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 서비스 책임 지는 대표로서 어느 때 보다 참담한 심정과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쇄신과 변화의 의지를 가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며 "앞으로 이번 사태 책임지기 위해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데만 전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궁 대표는 "카카오 뿐만 아니라 IT업계 전반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번 사건이 마무리될 때 까지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며 "우리 뿐 아니라 업계 전체 재발 방지하려면 카카오 스스로 치부를 드러낼 수도 있다. 이것 또한 카카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향후 카카오를 통해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다시 한번 모든 이용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카카오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노력할 것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당분간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남궁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심복으로 통한다. 그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며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의 각자대표를 맡아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선임돼 김범수 창업자와 함께 카카오 공동체의 글로벌 시장 공략과 미래먹거리 발굴을 준비했다. 올해 1월에는 카카오 대표에 오르며 128개에 달하는 계열사와 소통하며 사업 전반을 챙겼다.
특히 남궁 대표는 카카오페이의 경영진 주식 대량 매도 사태 등 카카오 공동체를 둘러싼 사회적 비판과 주식 폭락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남궁 대표는 이달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뇨신경병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는데, 이번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까지 겹치면서 9개월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
그가 올해 3월 카카오 대표에 오르며 "카카오는 이제 10살 조금 넘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성장한 외형에 비해 튼튼한 내실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국민께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던 약속은 이제 카카오의 장애없는 서비스로 국민께 보답하는 것으로 대신하게 됐다.
일각에선 김범수 창업자의 경영일선 복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가 경영에 관여 안 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경영 일선 복귀 가능성을 일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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