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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기지국 정보로 예방 가능할까

등록 2022.10.31 05:30:00수정 2022.10.31 09: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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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기지국 활용한 첨단 재난사고대응 시스템 구축해야" 목소리 높아져

특정지역 인구 밀집현황 실시간 파악해 압사사고 조기 예방 가능해

접속 기록하면 동선정보까지 알 수 있어 실종자 수색에도 용이

민감한 사생활 정보의 공적 활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아

"IT 기술 활용한 재난대응체계 필요성과 빅브라더 우려 불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 선행돼야"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사고 현장을 찾아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사고 현장을 찾아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10.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심지혜 기자 = 2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를 계기로 이동전화 기지국 정보(CPS)를 재난사고 예방 및 수습 과정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근처에 있는 모든 사용자 휴대폰과 수시로 신호를 주고 받는 이동전화 기지국의 접속정보를 활용하면 인구 밀집 현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어 압사 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실종자 수색도 보다 신속히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지국 접속 정보엔 휴대폰 사용자의 동선 등 민감한 사생활 정보도 남는다. 이런 이유로 시민인권단체들이 기지국 정보의 공적 활용 방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해왔다.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다.

특정 지역 밀집도 실시간 파악 가능한 기지국 정보

이동전화 기지국은 인근 가입자 휴대전화 단말기들과 끊임없이 교신한다. 대기 상태라 하더라도 약 5초에 한번씩 가까운 기지국과 신호를 주고받는다. 누군가 전화를 걸어오면 이통사가 실시간 해당 휴대전화로 연결해줄 수 원리다. 이들 접속정보는 기지국 서버에 기록돼 3개월 동안 의무적으로 보관하도록 돼 있다.

이같은 기지국 접속 정보를 활용하면 재난 사고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방재당국의 설명이다. 가령, 특정 지역의  접속자 수를 확인해 인구 밀집도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감당할 수 없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들 경우 조기 경보를 통해 압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KT가 지난달부터 서울시에 제공한다는 실시간 인구 데이터도 기지국 정보가 기반이다. 관광명소 등 서울 시내 주요 지역 기지국에서 5분 동안 수집된 휴대폰 신호를 집계한 뒤 해당 특정 지역에 존재하는 인구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데이터를 활용하면 각 지자체에서 주요 장소별 인구 밀집도, 또는 얼마나 혼잡해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KT가 서울시에 제공하는 데이터는 KT 이동통신 가입자로 표본이 제한돼 있어, 이를 실제 재난이나 사고예방에 활용하기엔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만약 이통 3사의 기지국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면 지역 축제나 대규모 이벤트 진행시 수용 인원 대비 초과 인원이 몰렸을 경우 실시간으로 경찰당국 혹은 주최 측에  위험 경보를 발령, 대응할 수 있게 돼 압사 사고 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 있던 군중들까지 일일이 신원 확인 가능

기지국 정보는 사고 예방 뿐 아니라 실종자 수색작업에도 유용하다.  과거 이동전화 기지국은 코로나19가 초기 유행하던 2020년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발생 당시 ‘숨은 클러버’들을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방역 당국은 기지국 데이터를 토대로 특정 기간·시간대 클럽 일대에서 30분 이상 머물렀던 1만905명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확보했다. 기지국 정보엔 전화 수신자의 접속 기록 뿐 아니라 수신 대기 중인 모든 휴대폰 정보까지 기록되기 때문이다.

이태원처럼 기지국이 촘촘히 겹쳐있는 도심의 경우 휴대폰과 가까운 여러 기지국 간 신호세기를 분석해 골목 단위까지 추적할 수 있다는 귀띔이다.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도 다분…전문가 "빅브라더 논란 해결위해 사회적 합의 필요"

문제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로 기지국 접속 정보 활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당시에는 전염병특별법이 있었기 때문에 방역당국이 이통사들에게 기지국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지만, 일어나지도 않은 사고 예방을 위해  수사당국이나 행사 주최측이 실시간 기지국 정보를 요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7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개인의 휴대폰 기지국 접속 정보를 수집한 데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와 사단법인 오픈넷, 사단법인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등은 ”보건복지부장관과 질병관리본부장, 서울특별시장, 서울지방경찰청장(이하 방역당국)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지국 접속 정보를 활용하면 재난예방과  사고수습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건 분명하지만, 기지국 접속 정보의 공적 활용이 확대될 경우 우려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어떤 상황에서 어느 정보까지 활용할 지 여부와 개인정보 오남용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불식할 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모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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