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버거 대전' 벌어진다…파파이스도 재진출
美수제버거 브랜드 수퍼두퍼, 이달 초 강남대로에 첫 매장
'韓재진출' 파파이스 빠르면 이달 말 강남역에 1호점 예정
한화 '파이브 가이즈' 등도 내년에 강남권 상륙 전망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서울 강남역 상권을 중심으로 '버거 대전'이 치열해 지는 모습이다. MZ세대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 특성상 유수의 버거 브랜드들이 첫 매장을 선보이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bhc가 서울 강남대로 옆(신논현역 인근)에 프리미엄 수제버거 '슈퍼두퍼' 1호점(강남점)을 열고 운영에 들어간 데 이어, 조만간 파파이스도 강남역 인근에 1호점을 열 예정이다.
슈퍼두퍼는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와 그 인근 지역에 총 14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미국 이외 지역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hc는 슈퍼두퍼의 미국 현지 맛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파파이스도 이르면 이달 말 강남역점을 연다.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지 2년여 만에 재진출 하는 것이다. 파파이스 강남역점 매장 관계자는 "아직 오픈 날짜는 미정이지만 빠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파이스는 1994년 압구정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들어왔지만, 맘스터치 등 후발 주자들에 밀려 부진한 실적을 낸 끝에 2020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 한 바 있다.
수산업 전문 기업인 신라교역이 다시 파파이스 사업권을 따내며 국내에 복귀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파파이스가 한때 매장 수가 200개를 돌파하는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만큼, '리브랜딩'(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에 성공한다면 국내 시장 안착이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외 수제 버거 브랜드에 비해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슈퍼두퍼와 파파이스 1호점 사이에는 미국 동부 대표 수제버거인 '쉐이크쉑' 강남점이 있다. 쉐이크쉑은 SPC그룹이 지난 2016년 한국에 들여와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가 공을 들여 도입한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파이브 가이즈'도 서울 강남권에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브 가이즈는 내년 상반기 한국에 상륙할 예정이다.
외식 업계 관계자는 "강남대로 상권은 워낙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많아 브랜드를 처음 선보일 때 플래그십 직영 매장 입지로 선호 되는 지역"이라며 "워낙 임대료가 높아 매장 간판의 변동이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한다"고 했다.
국내 버거 시장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2018년 2조8000억원, 지난해 4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3년에는 5조원대로 커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전체 버거 시장 규모가 커진다고 해서 모든 버거 브랜드가 시장에 자리매김한 건 아니다. 일례로 올 5월 1호점 문을 연 '굿스터프이터리'는 최근 강남대로 상권에서 철수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좋아해 '오바마 버거'로 알려진 이 브랜드는 대우산업개발 자회사 이안GT가 국내에 들여왔으나 5개월여 만에 문을 닫았다.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높은 가격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강북의 중심 상권인 명동에서도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명동역점 매장이 최근 영업을 멈췄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명동의 외국인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줄면서 문을 닫게 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해외 프리미엄 수제 버거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와 시장을 키우고 있지만, 동시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버거 시장 특수가 주춤해져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며 "어느 브랜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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