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안 '턱걸이' 부결…여 "정치적 사망선고" 야 충격 속 침묵
여야, 감표 과정서 30여분 신경전…金 의장 직권 정리
여, '이재명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 사퇴 압박 본격화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개표 과정에서 나온 무효표 여부와 관련 휴대폰으로 찍은 가부란 모습을 보고 있다. 2023.02.27. [email protected]
반면 민주당은 반란표가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침묵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친이재명계는 반란표를 던진 비명계에게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이 대표 사퇴 등 후폭풍 대응책 강구에 나섰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나서 재석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부결시켰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은 양당의 팽팽한 세(勢)대결과 논리 싸움 속에 이뤄졌다.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본회의를 앞두고 소속 의원들의 출석을 일일이 점검하는 등 표 단속에 나섰고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 살인 시도'로 규정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했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본회의에 출석해 "대장동 사건, 위례 사건, 성남FC 사건은 죄질과 범행의 규모 면에서 단 한 건 만으로도 구속이 될 만한 중대범죄"라며 범죄를 소명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대표는 "혐의 내용이 억지스럽다"고 맞섰다. 또한 "수사가 사건이 아닌 사람을 향하고 있다. 목표물을 잡을 때까지 하는 사법사냥"이라며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양당 감표위원들은 감표 과정에서 부·무효가 불분명한 2표가 확인되자 각기 유리한 처리를 주장하면서 대치해 개표가 30여분간 중단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양당의 반발에도 문제가 된 2표를 각각 반대 1표와 무효 1표로 직권 분류했다.
김 의장은 여야 의원들이 각자 이해에 따라 언성을 높이며 대치하자 "의석에서나 개표를 담당하는 개표위원들이나 품격을 지켜주시고, 순리적으로 판단하셔야 될 문제"라고 장내를 정리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해 투표 후 기표함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2023.02.27 [email protected]
이 대표는 김 의장이 체포동의안 부결을 선언할 때도 별다른 움직임이나 표정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도 현실화된 반란표에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이 대표는 입장을 내놓는 별도 자리를 마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은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중진은 "조직적으로 (반란표가) 나왔다고 봐야 한다"며 "당직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나이브(순진)'하게 봤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표결 결과를 "사실상의 정치적 사망 선고"로 규정하고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다는 것은 사실상 체포동의안이 처리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 대표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이라고 규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본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비록 부결됐지만 이 대표에 대한 사실상의 불신이고 사실상 가결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대표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깨끗이 사퇴하기 바란다. 그리고 사법절차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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