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골판지 사업 확장 본격화…태화피엔티 인수
골판지 완제품 가공업체 태화피엔티 지분 100% 양수도 계약
하이트진로 등 안정적인 판로 확보한 업체 인수해 시장 영향력↑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지난해 대양금속 품에 안긴 영풍제지가 골판지 제조사 업체 '태화피엔티'를 인수하며 사세확장 나선다. 이번 인수로 영풍제지가 골판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관연 업계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최근 150억원 가량을 들여 태화피엔티 지분 100% 양수도 계약 체결했다. 지분 인수 후 태화피엔피의 사명을 영풍팩키지로 변경하고 종속회사로 편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화피엔티는 골판지 완제품을 가공하는 제조사로 하이트진로 등에 박스를 공급하며 성장한 회사다. 영풍제지는 골판지 원지만을 생산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골판지 완제품을 가공하는 업체를 인수해 볼륨을 키우며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영풍제지는 골판지 원지 중 하나인 라이너지와 지관지(종이로 만든 원통형 형태의 관)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일반 종이 시장은 극심한 침체에 빠졌지만, 코로나19 이후 택배 상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골판지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엔데믹에 접어들고 소비침체 영향으로 골판지 수요가 줄어들었으나 온라인 구매가 꾸준하게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하면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영풍제지의 실적은 지난 2021년 코로나19 특수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은 1054억원으로 전년대비 12.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3.6%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분기 매출은 1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급감했고 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영풍제지가 인수한 태화피엔피는 연간 120억원대의 매출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풍제지가 골판지 업계에서 오랜 노하우와 안정적인 판로를 보유한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골판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골판지 시장이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주춤해진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땐 제지 사업 중엔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부문"이라고 말했다.
영풍제지는 지난해 6월 대양금속에 인수된 뒤 5000원대였던 주가가 최근 2만원대까지 4배 가량 급등했다. 이날 오전 10시20분 현재 주가는 전일보다 0.70% 하락한 1만981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영풍제지는 재벌가의 흥망성쇠를 다룬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의 실제 배경이 된 회사로 유명세를 탔다. 창업주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며 지난 2015년 사모펀드인 큐캐피탈에 650억원에 매각됐다. 큐캐피탈은 지난해 대양금속에 영풍제지를 매각해 7년만에 약 2배의 차익을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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