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에도 민주당 내부, 대여 투쟁효과 ‘글쎄'
보온병 의혹 제기·출퇴근 단식 지적 등 잇따라
검찰 소환조사·체포동의안 표결 회피 논란도
시민사회 원로·당 고문단·지지층 등 지지하지만
당내서도 "여론 호의적이지 않아"…중단 촉구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이재명 대표의 단식투쟁천막을 방문해 이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23.09.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윤석열 정부에 맞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지 6일째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 단식에 이목이 쏠리다 보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장외집회, 촛불행동 등 장외 투쟁이 효과를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당내 불만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단식을 시작했지만 이후 '지금 단식할 때가 아니다' 등의 지적과 이 대표가 단식 중 마시는 모습을 보인 보온병에 영양 보충 음료가 담긴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단식 농성장에 자리를 잡는 게 아니라 왔다 갔다 하는 출퇴근 단식이라는 지적 등도 이어지면서 단식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검찰의 소환조사, 체포영장 청구와 맞물려 이를 회피하려 한다는 논란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권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세 살 아이 투정 부리듯 하는 땡깡 단식을 아무리 하더라도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고 사법 리스크도 없어지지 않는다"며 "공연히 허심 쓰지 말고 정기국회 시작한 만큼 민생 현안 챙기기에 협조하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또 이 대표를 향해 "단식한다는데 실제 단식인지 단식 쇼인지도 의문이지만 밤낮으로 유튜브 방송을 즐기는 이 대표 모습에서 야당 수장의 모습을 보기보다는 관심받고 싶어 하는 관종의 DNA만 엿보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반찬 투정하며 밥 안 먹겠다고 투정 부리는 어린애처럼 나랏일 하는 건 아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 이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국민만 믿고 가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야당 대표로서의 책무는 결코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야당 대표가 국회에서 싸워야지, 단식하면 되겠느냐'는 말도 많이 듣는다. 맞는 말이다. 그 책무는 결코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의 더 큰 책무는 국민이 겪는 절망감에 공감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단식 천막을 찾아왔다. 어쩌면 일상에 치여 바삐 지낼 때보다 더 깊은 고견을 듣고 있다. 많은 분의 말이 밥보다 더 든든해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절박한 삶과 끓어오르는 외침에 응답하기에 역부족"이라며 단식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설명했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을 위해 런던협약 당사국들에 공동 대응 촉구 서한 발송을 예고하고, 전날 오후 국제공동회의를 통해 미·중·일 전문가들로부터 국가별 상황과 대응방안을 공유하고 공동결의문을 도출했다.
이와 함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단장 항명 논란, 서초구 초등교사 추모행사 참석 방해 논란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며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 단식 중 지지층과 시민사회계 원로, 당 고문단 등이 격려 방문을 하면서 세 결집 모양새가 나타났지만 검찰과의 출석일자 줄다리기, 보온병 의혹 등에 관심이 쏠리면서 현안 관련 투쟁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것 또한 정치에 대한 포기"라며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단식의 명분으로 내세운 그런 이유들은 충분히 합당하고, 뜻은 알겠다"면서도 "(단식이) 유효 적절한지 국민들의 집중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라는 점에서 의문을 갖는 견해들이 상당히 많다"고 했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정부나 검찰의 정략적인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과연 이것을 단식으로 제재할 수가 있는가라는 점에서는, 정치적 유용성을 갖고 해야 된다"고 봤다.
무엇보다 "국민들 여론이 썩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강성 열성 지지자들은 이 대표 단식에 대해 동조해야 되지 않냐고 주장도 하지만 여론의 흐름은 좀 냉담하다"며 "이 대표 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 대한 반감까지 작용해서 국민 여론의 뒷받침도 잘 못 받지 않나 하는 걱정도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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