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빈자리 노리는 네이버…韓 게임 스트리밍 시장 지각변동
트위치, 망사용료 부담 이유로 한국 시장 내년 2월 철수
네이버, 내년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이달부터 베타테스트
아프리카TV·유튜브와 경쟁구조…플랫폼·커뮤니티 운영 강점 내세워
네이버 게임 라운지 홈페이지 캡쳐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실시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네이버가 트위치 빈자리를 노린다. 네이버 플랫폼과 커뮤니티 운영 서비스 노하우를 내세워 트위치 빈자리를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19일 게임 스트리머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시험(OTB·오픈 베타 테스트) 서비스를 개시한다. 정식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예정이다.
전날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비공개 테스트를 개시했다. 서비스명은 네이버가 상표권을 출원한 ‘치지직’이 유력하다.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은 화질이 풀HD급인 1080P이며 게임 방송에 적합한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커뮤니티, 후원 기능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주문형비디오(VOD) 다시 보기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치지직’이 트위치 대체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한다. 트위치가 지난해 9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화질을 720P로 낮추고 다시 보기를 지원하지 않은 것에 이어 이날 내년 2월27일부터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네이버가 그런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방송인들에게도 또 다른 옵션이 생길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네이버와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올투자증권 김하정 연구원은 "국내 트위치의 스트리머를 영업하고 유저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한다면 '치지직'의 사업 가치는 1조원을 넘어선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트위치의 주요 스트리머들이 이미 네이버 카페 등 네이버 커뮤니티를 적극 이용하고 있음을 근거로 트래픽 확보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며 "'치지직'은 네이버 페이 및 기존 네이버 멤버십과도 연계될 예정이므로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하던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매력적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는 게임 커뮤니티 사업 강화 일환이다. 네이버는 현재 게임 라운지, 네이버 e스포츠 페이지 등을 운영하는 등 게임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게임 사업 진출 경험도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00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하면서 게임 산업에 진출해 고속 성장했다. 지난 2013년부터는 NHN에 게임 사업을 내주고 갈라선 뒤 플랫폼 사업에 집중해왔다.
[서울=뉴시스]댄 클랜시(Dan Clancy)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6일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한국 사업 운영 종료 배경 등을 직접 전했다. (사진=트위치 캡처)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 가세로 트위치 빈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사업자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주요 게임 스트리밍 사업자는 트위치,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3곳이다. 유튜브가 스트리밍보다는 VOD 지원에 집중하면서 사실상 트위치와 아프리카TV의 양강 구도로 평가됐다.
실제 이날 트위치 철수 선언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 아프리카TV 주가가 급등세다. 이날 아프리카TV 종가는 8만340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29.6%나 뛰었다.
당장 트위치 스트리머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트위치가 국내 사업을 축소하면서 일부 스트리머들은 아프리카TV, 유튜브로 넘어간 바 있다. 이미 네이버도 다수 국내 스트리머, MCN 등과 접촉한 상황이다. 유수 스트리머들은 이날 트위치 철수 선언으로 타 플랫폼으로 이적을 선언하고 있다.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연동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분명히 강점일 것이나, 인터넷 방송 특성상 욕설, 선정성 논란이 잦다는 것은 부담일 것"이라며 "네이버가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만큼 콘텐츠 검수에 더욱 엄격하기 때문에 정제된 콘텐츠가 올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트리머가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기 때문에 뺏고 뺏기는 시장만은 아니다”라며 “네이버가 시장에 진입해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한편, 트위치가 사업을 철수한 것은 그만큼 돈이 안되는 사업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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