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는 의사가 아니라 사람이 없다"…시골의사의 외침
'시골의사TV' 채널 지난 22일 영상 게재
시골서 개원 후 햇수로 5년째 진료 활동
"매년 10%정도 줄어…여기 떠날순 없어"
[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시골의사TV'는 지난 22일 '의사 증원 시골의원 폐업은 언제'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사진=시골의사TV 채널 캡처) 2024.03.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의대) 증원 추진에 의대 교수들도 집단 사표를 내는 등 의료계 반발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오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의 80% 이상이 비수도권에 배분되는 등 지방 의료 공백 해소에 대한 목소리도 잇따르는 가운데, "지방에 의사가 없는 게 아니고 사람이 없다"는 한 현직 의사의 목소리가 나왔다.
25일 유튜브에 따르면 '시골의사TV' 채널은 지난 22일 '의사 증원 시골의원 폐업은 언제'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이제는 서울 의사랑 지방 의사랑 이렇게 갈라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아주 기분이 오묘하다. 인구는 소멸하고 여기(시골)는 이미 빈집이 천지"라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14일 브이로그 영상을 처음 올리면서 해당 채널의 운영을 시작한 의사 황대근씨는 햇수로 5년째 자칭 '시골의사'로 살아가고 있다.
현재 황씨는 경남 밀양 소재 의원에서 감기·통증 증상이나 소아 진료, 간단한 피부 봉합 등 대부분의 일반 진료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해당 영상에서 "제 수익과 환자 수 같은 걸 작년(2023년), 재작년(2022년)하고 비교해봤다가 깜짝 놀랐다. 2022년도에서 2023년도 갈 때 환자 수, 매출이 8% 정도 줄었다"며 "1, 2월 기준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환자 수가 20% 줄고, 매출이 28% 줄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내년은 더 문제가 될 거다. (이곳에서) 햇수로 5년째인데 매년 (매출 등이) 10%정도씩 주는 것 같다"며 "제가 현실적으로 시골에 의원을 유지하는 게 이상하지 않나, 제정신이라면 이러고 있으면 안 되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대 증원에 따라 향후 ▲의사·병의원 수 증가 ▲의사 월급 하락 ▲의사 면허를 소지한 다양한 직업군 등장 ▲건강보험 고갈 및 의료 민영화 ▲젊은 의사들의 외국 진출 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 10년 뒤에 일이긴 한데 내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안타깝다)"이라며 "제가 초현실적인 관점에서 말씀드렸는데 뭔가 좀 씁쓸하다. 의업이라는 게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지 않나. 제가 '저 못 살겠다' '매출 떨어진다' '커리어에 도움이 안 된다' 해서 갑자기 여길 떠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황씨는 "저는 시골에서 아픈 환자분이 불쌍하고, 환자분은 '젊은 의사가 얼마나 갈 데가 없으면 시골에까지 와서 진료하나' 하면서 서로 불쌍해한다"며 "할머니들 다 돌아가시고 환자분들도 저를 안 찾아주시고 더 이상 동네에서 제가 할 역할이 없다 싶으면 떠나야 된다. 그 시점이 얼마 남은 것 같다"고 봤다.
앞서 황씨는 지방 의료 공백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이달 18일 '의사가 국민을 이긴다고요' 영상에서 "지방에 인구가 없어 앞으로도 의사가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의사가 없어서 진료를 못 보시는 분들은 거의 없다" "(내원하기 힘든 분들에 대한) 왕진을 하게 해주거나 교통편을 더 수월하게 해주는 방법을 해야 된다" 등의 의견을 개진했다.
아울러 또 다른 영상에서는 "여기가 시골이지만 정부가 하는 대로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그건 또 아닌 것 같다"고 언급하면서, 국민의힘 책임당원에서 탈당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지난해 10월13일 올린 영상을 통해 "(삶 자체가 루틴해졌지만) 저를 보고 오는 환자분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까 쉽게 떠나기도 힘들다"며 "거기다 처음 개업할 때보다 환자분들이 많이 돌아가셨다. 계속 인구가 줄고 있다. 어떤 돌파구가 필요한 것 같아서 유튜브를 한번 해봤다"고 유튜브 시작 계기를 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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