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도 수수료 내라니"…배민 6.8% 중개료에 자영업자 분통
다음달부터 배민 포장 주문도 수수료 6.8%
자영업자들 "업주에게 비용 전가…플랫폼 횡포"
수수료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배달과 포장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시민들이 도시락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1.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배달의민족이 다음 달부터 신규 입점 점주에게 포장 중개 수수료를 받겠다고 밝히면서 점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수수료가 음식값에도 전이돼 소비자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다음 달 1일부터 배민 포장 주문 신규 입점 점주에 대해 포장 중개 수수료를 받겠다고 밝혔다.
중개 수수료는 일반 배달 수수료와 동일한 6.8%다. 기존 배민 포장 주문을 이용하고 있거나 오는 30일까지 가입을 마친 가게는 내년 3월31일까지 포장 수수료가 면제된다.
배달플랫폼 3사 중 요기요는 이미 포장 주문에 대해 수수료 12.5%를 받고 있고, 쿠팡이츠는 내년 3월까지 무료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포장 수수료 부과 정책은 '무료 배달' 정책 등 플랫폼 간 출혈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 2위인 쿠팡이츠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업계 1위 배민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양새다. 업계 경쟁이 업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거대 플랫폼의 횡포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자영업자 A씨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 배달비를 왜 점주한테 부담시키고, 수수료는 왜 올리는 거냐. 배달 플랫폼의 주 고객은 점주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업주들은 차라리 포장 주문을 받지 않는 게 낫다는 의견을 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게시글에는 포장 수수료 부과 시 향후 방침을 묻는 투표에 '포장 주문을 삭제한다'(5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다른 자영업자 B씨는 "이미 (배민) 앱으로 주문 시 할인이 불가하다고 공지해놨다"며 "배민 포장 수수료 붙으면 바로 포장은 뺄 생각"이라고 말했다.
심지어는 포장 수수료를 반영해 음식 가격을 올리겠다는 업주들도 다수 있었다. 이에 수수료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주들은 "당연히 가격을 올려야 한다. 안 그러면 업주가 모든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포장비를 2000원 정도 받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누리꾼 C씨는 "포장 주문은 할인해 주는 경우가 많은데 수수료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 걱정"이라며 "앞으로는 앱을 사용하지 않고 전화로 주문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D씨는 "배달할 땐 배달비를 따로 받더니 포장해도 비용을 받으면 기본 가격은 왜 있는 거냐. 배달앱 자체가 홀에서 먹는 게 아니라 집에서 먹으려고 주문하는 거 아니냐"라며 분노했다.
다만 배민 측은 해당 정책이 자사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거래이므로 동일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당초 지난 2020년 8월 배민 포장 주문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수수료 부과를 검토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의 상황을 고려해 4년간 정책을 연기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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