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이름만으로 따가운 시선"…시민들 '색안경'에 고통
[서울=뉴시스]경부선 밀양역사 조감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밀양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역 주민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을 가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밀양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부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은 서울에서 진학했다는 A씨는 최근 직장 일로 밀양에 내려와 살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출장 갔다가 KTX 밀양역에서 내리는데 기차 안 사람들이 다 저만 쳐다보는 것 같았다"며 "아이들 학교 이름이 다 밀양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대학가거나 사회생활을 할 때 '밀양' 이름만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밀양시장은 대체 뭐 하는지 아무런 대응이 없다"며 "차라리 철저하게 가해자 신상이 까발려지고 죗값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밀양 시청 홈페이지에서도 이와 비슷한 의견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2004년 밀양 성폭행 사건 당시 밀양 경찰 등 공권력의 부실 대응을 지적하면서도 밀양시가 성폭행 도시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며 시 당국에 대응을 요청하고 있다.
밀양시청 홈페이지에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밀양 시민들의 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밀양시청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김모씨는 "밀양 출신 가족, 친척들 어디가서 말도 못하겠다. 지금이라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해서 이미지 좀 바꿔라"면서 "가해자들이 잘 먹고 잘사니 이 상황이 된 것이다. 내 딸이 당해도 이렇게 넘어갈 거냐"고 시민의소리 게시판에 적었다.
송모씨는 "여러분들과 자녀들은 이제 고향과 출생 정보, 학력 등을 철저히 숨기거나 신분세탁을 각오해야 할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거라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분위기와 민심이 그렇지 않다"고 했다.
진모씨는 "한다리 건너면 다 아는 지인에, 먼 친척일수 있는 소도시에서 나쁜 짓 해도 잘 살수 있는 곳이 밀양"이라며 "나쁜 사람들이 더 성공하고 잘 살 수 있는 밀양시가 되지 않도록 바르게 행정 업무해달라.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밀양 지역 한 맘카페에서는 아들을 둔 엄마들의 우려와 탄식도 나왔다.
이달초 커뮤니티 회원들은 누리꾼들의 댓글을 언급하며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우려했다. "이제부터라도 밀양 출신 남자들 다 거르라고 하는데 우리 아들들 어떡하냐", "가해자 수도 워낙 많고 그때 경찰들의 태도도 그렇고 해서 이제 특정 연도의 문제가 아니라 밀양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흐름이다. 밀양 거주한 지 10년이 넘는데 이러다 우리 애들이 밖에 나가서 밀양에서 나고 자랐다는 말도 못 하게 될까 봐 불안하다" 등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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