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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도 '집단 휴진' 반대…"환자 위기 빠뜨리면 안돼"(종합2보)

등록 2024.06.14 19:02:35수정 2024.06.14 19: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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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휴진 불참 의사

분만병의원협·아동병원협 이어 세 번째

병원 노동자들도 "집단 휴진 계획 철회해야"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오는 18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의 전면 휴진을 앞둔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2024.06.1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오는 18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의 전면 휴진을 앞둔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2024.06.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남희 조성하 이태성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8일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의사단체와 의료계 노동자단체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 분만 병·의원 140여 곳이 속해 있는 대한분만병의원협회와 전국 120여 곳 아동병원이 속한 대한아동병원협회, 수술에 필수적인 마취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로 구성된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등은 전날(13일) '집단 휴진에 불참하고 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뇌전증 환자를 돌보는 전국 16개 대형 대학병원 교수들이 참여한 '전국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도 14일 입장문을 내고 집단 휴진 불참 의사를 밝혔다.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에 이어 집단휴진 불참 의사를 밝힌 세 번째 의사단체다.

전국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뇌전증은 치료 중단 시 신체 손상과 사망 위험이 수십 배 높아지는 뇌질환으로, 약물 투여 중단은 절대 해선 안 된다"면서 "협의체 차원에서 의협의 단체 휴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뇌전증 지식이 없고 치료하지 않는 의사들은 처방하기 어렵고 일반 약국에서 대부분 (약물을) 구할 수도 없다"며 "항뇌전증약의 일정한 혈중 농도를 항상 유지해야 해 한 번 약을 먹지 않아도 심각한 경련이 발생해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계 집단 휴진을 겨냥해서는 "환자들의 질병과 아픈 마음을 돌봐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들을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며 "잘못이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피해와 고통을 줄 것이 아니라 삭발하고 단식을 하면서 과거 민주화 투쟁과 같이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다음주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이 예고된 가운데 14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6.1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다음주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이 예고된 가운데 14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6.14. [email protected]

병원노동자들도 집단 휴진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의사 집단휴진은 어떤 명분과 정당성도 없다"며 "의사 집단휴진에 따른 진료변경 업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집단휴진으로 인해 발생할 진료변경 업무를 거부한다며 이들은 정부를 향해 6월 안에 완전한 의정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낮 12시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휴진으로는 상황 해결의 어떤 단초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윤태석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 본부장은 서울대병원장을 향해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장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지금이라도 국립대병원협회장으로서, 그리고 국가중앙병원장으로서 사태를 수수방관하며 의료 대란에 손 놓고 있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강희경(오른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와 비상대책위원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시작 전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2024.06.1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강희경(오른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와 비상대책위원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시작 전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2024.06.14. [email protected]

환자들은 집단 휴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박모(73)씨는 "면역 관련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데 동네병원에서 할 수 없는 특수 진료라서 국내에서는 서울대에서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주사를 즉시 제조해서 30분 이내에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다는 이길용(75)씨도 "오늘 검사한 결과를 다음 주에 보는데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파업을 하면 검사 결과 보는 게 밀리게 된다"며 "약도 떨어져 더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의료계와 환자들의 우려에도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돼도 전공의 복귀는 힘들 것이란 입장이다.

앞서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오는 17일부터 필수 진료 분야를 제외한 전 과목 무기한 휴진을 결의했고, 대한의사협회(의협)도 18일 하루 동안 대대적인 휴진을 예고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전공의가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 게 오산이었다"며 "(정부가 행정처분을) 취소하든지 철회하든지 상관없다는 전공의들이 있다"고 밝혔다.

당초 교수들은 정부에 사직 전공의 행정처분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며 집단 휴진을 예고했는데, 일부 전공의들이 교수진과 입장이 다름에도 휴진을 강행한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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