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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이렇게 인기 좋았나…집값 뛰는 이유는[집피지기]

등록 2024.06.29 09:00:00수정 2024.06.29 09: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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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통해 신축 대단지 대량 공급

'신생아특례' 가능한 9억원 이하 남아

수요 몰리며 8억대 거래 사라지는 중

중저가 집값, 9억에 '키 맞추기' 하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서울 집값이 마포·용산·성동과 강남권 위주로 오르는 가운데 외곽지역으로 평가되는 은평구 아파트값이 최근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할 키워드는 바로 '신축대단지', '9억원'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 따르면 올 들어 상반기 누적 변동률을 볼 때 경기도와 맞닿아 있는 외곽 중저가 지역은 아직 하락세를 면치 못한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동북권의 노원(-0.45%)·도봉(-0.86%)·강북(-0.50%), 서남권의 금천(-0.09%)·관악(-0.10%)·구로(-0.16%)가 그렇습니다.

반면 고양시와 가까운 서북권의 은평구는 0.42% 올라 누적 기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 한가운데에 위치한 동대문구(0.31%)나 강남4구에 속하는 강동구(0.37%)보다도 높은 상승률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은평구 아파트값이 한 주만에 0.22%, 0.23%씩 뛰고 있네요.

은평구는 응암동, 녹번동, 수색동 등에서 뉴타운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돼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여럿 들어선 상황입니다. DMC롯데캐슬더퍼스트(수색동), 래미안베라힐즈(녹번동), 힐스테이트 녹번역(응암동), 녹번역e편한세상캐슬(응암동) 등 준공 5년 이내의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몰려있습니다.

새 아파트라 어린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인데 자산 형성 규모가 적은 젊은층이 접근하기 어렵지 않은 가격대입니다. 무엇보다 신생아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는 '9억원 이하'라는 점이 특장점입니다. 2년 이내에 출산한 가구가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최저 1.6%의 금리로 이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는 3분기부터 신생아특례대출의 연소득 기준이 부부합산 2억원으로 확대될 예정이고, 최근 이를 2억5000만원까지 늘리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습니다. 인기 지역의 신축 아파트는 엄두를 낼 수 없는 가격이고, 다른 중저가 지역은 구축이 주를 이루다 보니 정책자금이 지원되는 김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3040대 부모들의 눈이 은평구를 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수요가 몰리면 역시 가격이 뛰겠죠?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전용면적 59㎡는 올 초 8억원대에서 계약되다 지난달부터 9억원대로 훌쩍 올랐습니다. 지난 4월까지는 1일 8억5200만원(13층), 10일 8억5000만원(17층), 15일 8억8500만원(15층)에 매매됐는데 5월엔 2층이 8억7750원(11일)에 팔린 것을 제외하면 9억2000만원(16층), 9억4700만원(14층), 9억4500만원(9층), 9억2500만원(5층) 등에 손바뀜 됐습니다.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같은 면적은 3월 8억7000만원(7층), 8억9000만원(13층), 8억8700만원(8층), 8억9000만원(8층)에 매매됐지만 4월부터는 2층이 8억8400만원에 거래된 것 빼고는 역시 8억대 거래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규정하는 금액대에서 집값이 '키 맞추기'를 하는 것은 자주 봐왔던 일입니다. 상품성이 좋은 아파트들이 먼저 9억원에 도달하면 저평가된 지역의 아파트로 다시 매수세가 몰리면서 갭 메우기를 하는 것이죠. 신생아특례대출이라는 정책의 온기가 어디까지 퍼져나갈지 궁금합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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