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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줄여야지"…'주문·서빙·요리' 이젠 로봇에 맡긴다

등록 2024.07.21 08:01:00수정 2024.07.21 08: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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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디컴퍼니 가입 업체 3년 새 25배 늘어

"노동이 비싸지면서 자본으로 바뀌는 과정"

[서울=뉴시스] 김근수기자 = 2022년 7월8일 서울시내 한 식당 내 무인 로봇. 2024.07.2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기자 = 2022년 7월8일 서울시내 한 식당 내 무인 로봇.  2024.07.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지난 19일 점심시간에 찾은 서울 명동의 한 식당은 빈자리를 보기 힘들 정도로 손님들로 가득했다. 반면 원활한 운영을 담당할 종업원들은 3~4명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음식과 접시들을 부지런히 운반하는 서빙로봇과 주문과 결제까지 책임지는 테이블오더 때문이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호기심 어린 눈빛을 한 몸에 받던 식당 내 로봇들은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빙로봇과 테이블 오더 등을 제공하는 브이디컴퍼니 가입 업체는 1만곳(2023년 기준)을 돌파했다. 2020년 400여곳에 불과했던 가입 업체수는 2021년 1000곳을 넘어서더니 2022년 4400여곳을 거쳐 지난해 2배 이상 늘었다.

테이블오더 서비스 플랫폼 티오더는 지난해 매출 600억원을 찍었다. 창업 이래 최대 수치다. 누적 설치 태블릿 수는 20만대, 월 사용 인원은 3500만명에 달한다. 모두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로봇 종업원'의 활동 범위가 서빙과 주문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튀김로봇(TuiiBot·튀봇)' 시범 운영을 시작한 bhc치킨은 이달에만 4개 매장에 튀봇을 추가 도입했다. bhc치킨은 올 연말까지 튀봇 매장을 30여개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일부 식당에서는 이미 로봇이 고기를 구워주고 있다. 직접 굽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실수로 태울 염려도 없어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비욘드허니컴은 프리미엄 삼겹살 브랜드 하남돼지집에 AI(인공지능) 셰프 솔루션 제공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이에 따른 1인 자영업자의 증가 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서빙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고정적으로 인건비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근무 시간을 고려할 필요없이 원할 때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업주들에겐 무척 매력적인 요소다. 한 식당 사장은 "사실 그동안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로봇을 도입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빙로봇의 대당 가격은 2000만원 수준이지만 '사장님 모시기'에 나선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제 사용자가 지급하는 금액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자영업자들의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렌탈 서비스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굳이 장비를 소유할 필요 없이 월이나 연 단위로 구독하는 방식이 늘어나는 추세다. 브이디컴퍼니는 한 발 더 나아가 업계 최초로 계약 기간 중 폐업 시 조건 없이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리턴프리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를 두고 "노동(인건비)이 비싸지면서 자본(로봇 투자)으로 바뀌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사람을 쓰는 것이 낫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자본을 사용하는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정부도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에 발 벗고 나서는 중이다. 이달 초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에는 키오스크, 서빙로봇 등 자동화 스마트 기술보급을 최대 1000만원, 품목별 50~70%, 약 6000대까지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로봇의 역습으로 인간들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 교수는 "로봇이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일자리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라며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괜찮겠지만, 그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고용 문제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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