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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총파업, '대표교섭권' 기로…노-노 갈등 표면화될까?

등록 2024.08.01 11:59:58수정 2024.08.01 16: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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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노, 대표 교섭권 확보 후 1년간 단협 체결 못해

다른 노조서 이의 제기 시 합법적 쟁의권 무력화할 수도

사상 초유 총파업 4주째…파업 지속 여부 초미 관심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삼성전자 사측과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오늘 임금교섭을 재개한다. 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한지 보름 만이다. 전삼노는 오늘 기흥 나노파크에서 사측과 임금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노조는 전 조합원 5.6%(기본 3.5%·성과 2.1%) 인상과 성과금 제도 개선(EVA→영업이익), 파업 참여 조합원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사협의회에서 정한 5.1%(기본 3%·성과 2.1%)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은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07.2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삼성전자 사측과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오늘 임금교섭을 재개한다. 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한지 보름 만이다. 전삼노는 오늘 기흥 나노파크에서 사측과 임금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노조는 전 조합원 5.6%(기본 3.5%·성과 2.1%) 인상과 성과금 제도 개선(EVA→영업이익), 파업 참여 조합원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사협의회에서 정한 5.1%(기본 3%·성과 2.1%)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은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07.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파업 사태를 겪는 가운데, 노-노간 갈등이 총파업 지속 여부의 중대 변수로 등장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지난해 8월4일 대표 교섭권을 확보해 5개 노조를 대표해 사측과 단체교섭에 들어갔다. 이후 임금교섭 결렬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에 따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해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오는 5일 이후에는 큰 변화를 맞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교섭대표 노조 지위가 확정된 시점으로부터 1년 동안 단협을 체결하지 못하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만약 어느 한개 노조라도 이의 제기를 한다면 사측에 개별 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생기며, 전삼노는 다시 대표 교섭권을 확보해야 한다. 쟁의권이 무력화해 총파업도 중단될 우려가 있다.

다만 다른 노조들이 이의 제기가 없다면 대표 교섭권과 총파업 지속을 위한 쟁의권도 유지될 수 있다. 이에 ‘공’은 다른 삼성전자 노조들에게 넘어간 상태다.
[화성=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에 돌입한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7.08. jtk@newsis.com

[화성=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에 돌입한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7.08. [email protected]

총파업 관련 노조 간 이견…총파업 영향 받을까

그동안 일부 노조는 전삼노의 파업 진행에 대해 이견을 보여왔다.

삼성전자는 5개 복수 노조 체제인데 ▲사무직노조(1노조) ▲구미네트워크노조(2노조) ▲삼성전자노조 동행(3노조) ▲전삼노(4노조)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5노조·옛 DX노조)로 구성된다.

이 중 3노조인 동행노조는 전삼노의 총파업과 관련 "회사와의 첨예한 대립으로 더 이상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정면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또 5노조의 경우 전삼노의 DS(반도체) 사업부문 직원 중심 운영에 반발해 출범한 DX(디바이스솔루션) 중심의 노조로, "파업은 회사를 해사하는 구시대적 노동 문화"라며 비판했다.

이들 노조는 무엇보다 기존 단협이 체결(2021년 8월)된 이후인 2023년 초 출범해 현재 단협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유급 조합활동 시간 보장, 노조사무실 등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 받을 수 없어서다.

전삼노는 이미 다른 4개 노조에 공문을 보내 "귀 노조가 교섭 요구를 신청할 경우 현재 투쟁 국면에서 외부적으로 노-노 갈등 프레임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는 사측에 빌미를 제공함은 물론 교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 아직 공개적으로 교섭권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노조는 없다.

전삼노에 따르면 현재 3노조(동행노조)를 제외한 다른 노조들은 총파업 지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노조 역시 "파업 전후 관계를 불문하고 파업을 지지하는 입장"라고 밝혔다.

총파업 4주차…생산 차질 없다 vs 조합원 수 지속 증가

지난달 8일 시작된 전삼노의 총파업은 4주째 진행되고 있다. 이번 노조의 총파업은 삼성전자 창립 이래 사상 초유의 사태다.

노조는 앞서 징검다리 연휴를 활용한 집단적 연차 사용 방식의 '연가 투쟁'에 나선 바 있으나 이번에는 직원들이 파업근태를 회사에 통보하고, 출근하지 않는 실질적인 첫 파업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969년 창립 이래 이 같은 파업이 발생한 적은 없었다.

노조는 8인치 생산라인 등 일부에서 생산차질이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사측도 "파업에도 불구하고 당사 고객 물량 대응에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맞선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 장기화로 참여 조합원들이 받지 못하는 임금은 최대 한 달치 임금까지 불어나 총파업이 더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전삼노 조합원 수는 이날 현재 3만6341명으로, 파업 시작 전인 지난 6월29일 기준 2만8397명 대비 7944명 증가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 12만4804명(작년 말 기준)의 29.1% 수준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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