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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내려가기 전에"…정기예금 잔액 18조원 급증

등록 2024.08.02 11:05:43수정 2024.08.02 13: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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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전 '막차 수요'

3개월 연속 증가…적금도 늘어

"금리 내려가기 전에"…정기예금 잔액 18조원 급증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이 강해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으로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기준금리(3.5%) 아래로 떨어졌지만 지금이 '고점'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달에만 5대 은행 정기예금으로 18조원이 쏟아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09조3403억원으로 전월보다 18조1879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3개월째 늘어나고 있다. 5월 16조8242억원, 6월 1조4462억원이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증가폭을 확대했다. 지난달 증가폭은 2월(23조6316억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최근 시장금리가 내려가자 정기예금 금리는 기준금리 수준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 매력이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향후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현재가 '고점'이라는 인식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내려가려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이에 대비하는 '막차 수요'가 정기예금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도 예금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졌지만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예금에 넣어두려는 고객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최고금리는 연 3.35~3.45%다.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의 최고금리가 연 3.45%로 가장 높으며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이 연 3.37%로 뒤를 이었다.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과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은 연 3.35%를 제공한다.

시장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하락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1년물 금리는 1일 3.288%를 기록했다. 두 달 전(6월3일)과 비교하면 0.3%포인트 넘게 내려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 달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간담회에서 "이르면 다음 달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면서 "경제가 기준금리를 낮추기에 적절한 지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게 FOMC의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언급했다.

정기적금도 꾸준히 늘어나는 분위기다. 5대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35조7311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1228억원 늘었다. 정기적금은 4월부터 매달 1조원 이상 증가하는 중이다. 4월 1조803억원, 5월 1조302억원, 6월 1조1252억원이 불어났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09조6922억원으로 전월보다 29조1395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워 대기성 자금으로 취급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등 자산시장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일부는 예금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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