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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재유치' '베세토 복원' 띄운 오세훈…2025년 승부수

등록 2024.08.13 09:34:33수정 2024.08.13 10: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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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6 서울올림픽 개최 도시 내년 선정

베세토 30주년 맞아 복원 여부 주목

[서울=뉴시스]여자핸드볼 경기장 찾아 응원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2024.07.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여자핸드볼 경기장 찾아 응원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2024.07.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036년 서울올림픽 유치와 베세토(BESETO) 복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저는 2년 전 올림픽 유치 의지를 천명했다"며 "이번에 파리 올림픽 초반 현장을 둘러보니 서울은 더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올림픽 유치를 국민 통합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을 우리 모두가 단합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모인 국민적인 에너지와 마음을 모아 또 한 번의 서울올림픽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언급했다.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대회 11년 전인 내년 하반기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올림픽 후보 도시 선정 유치의향서 제출,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 현장 실사,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 투표 등 절차를 통과하면 오 시장은 유치단장 역할을 맡아 직접 IOC총회에 참석해 개최 도시 선정 결과를 들을 전망이다.

1981년 9월 독일 바덴바덴에서 1988년 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을 이끌어낸 박영수 당시 서울시장처럼 오 시장이 2036 올림픽 유치를 달성한다면 이는 한국 스포츠 외교사에 기념비가 될 수 있다.
[서울=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파리 도심 내 대표적인 역사·문화유산을 경기장으로 활용한 2024 파리올림픽 현장들을 둘러보고 있다. 2024.07.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파리 도심 내 대표적인 역사·문화유산을 경기장으로 활용한 2024 파리올림픽 현장들을 둘러보고 있다. 2024.07.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아가 오 시장은 중국 베이징과 서울, 일본 도쿄를 연결하는 동북아 중심 도시 연결축인 베세토를 30년 만에 복원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베이징과 서울, 도쿄의 첫 음절을 따 만든 '베세토'(BESETO)는 1995년 처음 등장했다. 1995년 3월 최병렬 서울시장, 이기담 베이징 시장, 스즈키 슈니치 도쿄도지사가 베세토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에 서명했다. 합의각서에는 21세기를 맞아 3개 도시 공동 번영을 위해 행정은 물론, 경제, 사회, 문화, 체육 등 교류와 협력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3개 도시 청소년 배구대회와 미술전 등 문화·체육 분야 교류가 베세토라는 이름 아래 16회에 걸쳐 추진됐지만 1999년 이후부터는 베세토 시장회의가 중단되고 민간 차원 교류만 이어졌다.

이처럼 한중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오 시장은 도시 외교를 통해 3국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나라와 나라 간의 관계는 늘 부침이 있지만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꾸준히 튼튼한 뿌리가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베이징시 인민정부청사에서 인 융 베이징시장을 만나 미래지향적 교류방안을 모색했다. 2024.07.31.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베이징시 인민정부청사에서 인 융 베이징시장을 만나 미래지향적 교류방안을 모색했다. 2024.07.31.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를 위해 오 시장은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시 인민정부청사에서 인융(殷勇) 베이징시장과 만나 한중일 3국 수도 간 협력 복원을 제안했다.

그는 인융 시장을 만난 뒤 "이번 (베이징) 재방문을 계기로 해서 베세토 3도시의 우호 협력 관계를 좀 본격화 해 보는 게 어떠냐 하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며 "(인융 시장의) 속마음은 모르겠는데 적어도 겉으로는 상당히 공감을 표시해 주는 그런 분위기였다"고 대화 내용과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오 시장은 지난 12일 시장 집무실을 찾아온 미즈시마 코이치 주한일본대사를 만나 다시 한 번 베세토 복원을 주창했다.

그는 미즈시마 대사에게 "한·중·일 국가 간 외교관계 진전 분위기 속 서울과 도쿄 그리고 베이징 3개 도시의 관계 복원과 활발한 교류를 기대한다"며 "10년 전과 같이 서울-도쿄-베이징 수도 간 교류가 다시금 다시 활발해져야 한다는 의지로 3개 도시 시장이 함께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 시장은 도시 간 협력과 교류에 미즈시마 대사가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오는 10월 베세토 복원을 위한 실무 논의를 제안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3개 도시 간 '새로운 미래를 위한 관계' 선언을 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통해 내년 하반기에는 실질적인 협력까지 이끌어내겠다는 게 오 시장의 구상이다.

오 시장의 계획대로 일이 추진된다면 1995년 창설 후 정확히 30년 만에 베세토가 복원된다. 아울러 이는 한중일 3국 관계에 있어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미즈시마 코이치 신임 주한일본대사를 만나 면담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4.0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미즈시마 코이치 신임 주한일본대사를 만나 면담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4.08.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올림픽 유치와 베세토 복원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한다면 이는 정치인 오세훈에게도 내세울 만한 업적이 될 수 있다. 서울 시정 외에 외교 측면에서 역량을 입증할 기회이기도 하다.

여기에 내년에 본격화될 한강을 오가는 출퇴근 선박인 한강버스 사업,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사업 등이 호응을 얻는다면 오 시장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각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내년은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잠룡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시기다. 민심의 향방과 지지율 흐름에 따라 오 시장 역시 다음 행보를 정해야 한다.

민선 9기 지방선거가 2026년 6월 치러지고 21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이 2026년 8월께부터 2~3개월간 진행된다는 점에서 2025년은 사실상 오 시장의 정치적 명운을 좌우할 해가 될 전망이다.

올림픽 유치와 베세토 복원을 달성할지 여부, 그리고 이에 대한 후속 평가가 오 시장의 다음 행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밀리고 홍준표 대구시장,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등과도 큰 차이가 없는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가 내년을 기점으로 반등하고 국민의힘 당원과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기류 변화가 나타날 지가 관건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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