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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본토 점령한 우크라이나, 세임강 교량 모두 폭파 왜?

등록 2024.08.20 17:18:40수정 2024.08.20 18: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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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임강 다리 3곳 잇달아 파괴…러군 포위망 '주전자' 와해 의도

적 보급선·퇴로 차단해 진군 용이…반격 막는 자연 방벽 구축

[쿠르스크=AP/뉴시스]러시아 본토로 나아간 우크라이나가 세임강 줄기를 따라 흐르는 세 교량을 연달아 끊은 가운데 그 속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제공한 것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글루시코보 마을 인근 세임강 다리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파괴되는 모습. 2024.08.20.

[쿠르스크=AP/뉴시스]러시아 본토로 나아간 우크라이나가 세임강 줄기를 따라 흐르는 세 교량을 연달아 끊은 가운데 그 속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제공한 것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글루시코보 마을 인근 세임강 다리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파괴되는 모습. 2024.08.20.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러시아 본토로 나아간 우크라이나가 세임강 줄기를 따라 흐르는 세 교량을 연달아 끊은 가운데 그 속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19일(현지시각) 세임강 강줄기에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주 카리시 교량을 폭파했다. 전날과 사흘 전 즈반노예, 글루시코보 교량에 이어 세 번째 같은 강줄기 다리 파괴다. 이로써 세임강 강줄기를 육로로 통과할 수 있는 길은 당분간 사라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가 교량 파괴를 선택한 이유를 러시아가 '주전자'라고 부르는 포위망을 무너뜨리고 더 넓은 영토로 진군하는 동시에 강줄기를 이용해 자연 방벽을 형성하기 위해서라고 봤다.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지도 아닌 서편 세임강 일대 다리에 폭격을 단행하기로 한 데에 러시아가 이전까지 평지에서 우크라이나와 전투에서 전선 포위로 섬멸전을 펼쳐왔던 점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진군에 위협이 되던 서편에 포진한 러시아군을 물리기 위해 후방 보급선을 무너뜨리는 방책을 선택한 셈이다.
[쿠르스크=AP/뉴시스] 1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영상 캡처 사진에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다리가 파괴된 것을 보여주는 연기가 치솟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쿠르스크에서 다리 하나를 추가로 제거했다"라고 주장했다. 2024.08.19.

[쿠르스크=AP/뉴시스] 1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영상 캡처 사진에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다리가 파괴된 것을 보여주는 연기가 치솟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쿠르스크에서 다리 하나를 추가로 제거했다"라고 주장했다. 2024.08.19.


보급 대부분을 철도에 의존하는 러시아가 육로 보급이 어려워지면서 병력을 물리면 자연스레 포위 전술 구사도 불가능해지고 해당 지역을 비교적 손쉽게 차지할 수 있게 되리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수자를 완전히 장악한 뒤 다음 목표로 교량을 파괴한 글루시코보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본토 점령지를 바탕으로 완충지대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점령 목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현재 점령구역보다 더 넓은 완충지대를 꾸려 군사·정치적 지렛대로 사용할 생각도 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전략연구소(NISS)에서 연구원을 지낸 군사 전문가 미콜라 벨레스코우는 "러시아군이 재보급이나 퇴로 차단 위험이 있으면 해당 지역에서 철수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다리 공격은 적군(러시아군)이 세임강 남쪽에서 병력 주둔을 유지하는 것을 복잡하게 만들거나 심지어는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벨레스코우는 "우크라이나군이 강변으로 진격하면 러시아 반격에 대비해 자연적인 방어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쿠르스크=AP/뉴시스러시아 T-72B3M 전차가 17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주 일대 불명의 장소에서 기동하고 있다. 2024.08.20.

[쿠르스크=AP/뉴시스러시아 T-72B3M 전차가 17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주 일대 불명의 장소에서 기동하고 있다. 2024.08.20.


군사 역사학자 바실 파울로우는 "공세가 진행되면서 강을 방어 수단으로 사용하는 전략이 분명해졌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세임강과 프숄강을 따라 진격했는데 두 강 모두 수로를 자연 방벽 삼아 반격을 막았다"고 분석했다.

파울로우는 "우크라이나 공격이 지형지물을 따라 유사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격부대 한 측에는 항상 강이 가로막고 있다. 이는 매우 성공적인 계획"이라고 봤다.

다만 우크라이나 군사 전략이 완전히 성공했는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로 진격하면서 저항에 직면하고 있어서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군의 국경 진공과 이에 맞서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공세 둘 다 그 자체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 만한 결정적인 군사 작전은 아니라고 바라봤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국민에게 본토도 더는 안전한 땅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차원에서 큰 이득을 취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수자=AP/뉴시스]러시아 쿠르스크주 수자의 중앙 광장에 위치한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 머리 부분이 포격으로 반쯤 부서져 있다. 2024.08.20.

[수자=AP/뉴시스]러시아 쿠르스크주 수자의 중앙 광장에 위치한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 머리 부분이 포격으로 반쯤 부서져 있다. 2024.08.20.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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