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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공리주의는 없다"…확 바뀐 '데블스 플랜2'

등록 2024.09.04 09:19:04수정 2024.09.04 14: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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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연 PD 자신감…내년 상반기 공개

"같은 스토리 반복 NO…다양성의 재미"

세트장 1000평·카메라 150대

제작비 20%↑…게임 개발팀도

"오겜처럼 됐으면…시즌 계속되길"

정종연 PD

정종연 P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시즌1과 똑같은 스토리가 반복돼선 안 된다."

더 이상의 허무함은 없다. '데블스 플랜'은 정종연 PD와 넷플릭스의 첫 협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시즌1은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7위까지 올랐지만, '미스 캐스팅'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악마의 계획'이라는 제목에 맞게 매운 맛을 기대했는데, 과학 유튜버 궤도가 공리주의를 내세우며 연합 플레이를 펼쳐 맥 없이 끝났다. 출연진 활약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시 정 PD도 "현타가 온다. 캐스팅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고 할 정도였다.

데블스 플랜은 다양한 직업군이 일주일간 합숙하며 최대 상금 5억원을 걸고 펼치는 두뇌 게임이다. 시즌2는 확 바뀐다. 시즌1보다 2명 더 늘려 총 14명이 출연한다. 이중 비연예인 참가자는 4명이며, 내년 상반기 무렵 공개할 예정이다. 녹화장은 600평에서 1000평으로 넓히고, ENG 카메라 24대를 포함해 총 150대를 투입한다. 규모가 커진 만큼, "제작비는 시즌1보다 20% 가량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데스매치도 부활, 서바이벌 게임 재미를 높일 전망이다.

지난 2일 파주 스튜디오 유지니아에서 데블스플랜2 세트장을 공개했다. 정 PD는 전날 촬영이 모두 끝나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시즌2를 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작년 스토리는 나름 매력이 있었지만 반복돼서는 안 된다. 이번 시즌에 찍은 것도 다음 시즌에 또 나오면 안 된다. 작년은 유니크한 시즌이었다. 그렇게 안 나오려면 '어떤 시스템이 돼야 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엔 다르다. 출연자 선정부터 룰 디테일까지 다른 방향이 될 수 있게 준비했다. 공리주의는 애초에 게임 목표를 다르게 잡는 것 아니냐. '서바이벌 출연자 답지 못한 마인드야'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의 다양성이다. 지나치게 잔혹한 플레이어도 있을 수 있고, 여전히 난 그런 다양성의 재미를 믿는다."
"궤도 공리주의는 없다"…확 바뀐 '데블스 플랜2'

시즌2 세트 콘셉트는 "중세에 버려진 수도원 느낌"이다. "너무 종교색을 띄지 않게 만들었다. "인류 역사에서 서바이벌 게임 자체가 전근대적인 요소를 갖고 있어서 게임동 자체가 옛날 건물 같았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디테일한 부분도 신경 썼다며 "생활동에서의 생활이 집처럼 편했으면 했다. 최소한 그럴 듯한 숙박 업소에 와 있는 정도로 느꼈으면 했다. 예전에는 화장실 등이 간이 시설이었는데, 이번엔 상하수도 시스템을 비슷하게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처음으로 게임 개발팀도 만들었다. "'더 지니어스' 오프라인 모임이 꽤 있는데, 그 친구들을 접촉해 팀을 꾸렸다. 일요일마다 같이 회의하고, 게임도 하면서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서 "그 친구들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크레디트를 올려 흥분하고 재미있어 했다. 나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는 한 절반 정도가 그 팀에서 게임 개발을 했고, 장기화의 초석을 다졌다"며 웃었다.

출연자를 선정할 때도 다양성을 가장 중요시 했다. 시즌1에선 게임 룰을 이해하지 못하는 출연자도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게임 실력이 과락이면 안 된다'는 주의다. "물론 게임 능력도 중요하다. 게임, 두뇌 능력이라는 것도 되게 다양하다. 캐릭터 성격의 분포를 고려해 선정했다. 최종적으로 비연예인 참가자를 뽑으면서 빈자리를 채워 넣었다"고 짚었다.

"이번 시즌에는 게임 이해를 잘 못하는 플레이어는 없었다. '룰이 엄청 복잡하고 어려워야 돼'라고 생각한 적은 맹세코 한 번도 없다. 늘 쉽게 만드는 게 목표지만, 게임에 내용을 담아야 하다 보니 복잡성이 따라온다. 시청자들한테 늘 죄송한 마음이다. (촬영하면서) '아, 내가 지금 되게 엄청 재미있고 특이한 위치에 있구나'라고 느낀 순간이 있다. 귓속말하는 걸 들을 때다. 그들은 비밀로 하고 싶은 이야기 아니냐. 내가 굉장히 뭐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나한테는 다 들리네' 싶어서 짜릿하고 재미있다."
"궤도 공리주의는 없다"…확 바뀐 '데블스 플랜2'


매번 '한국 시청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해외 반응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부분에 좀 더 신경쓸 걸'이라는 후회가 생기더라"면서도 "프로그램 방향성이 있어서 특별히 해외를 신경쓰지는 않으려고 한다. 물론 '이게 먹힐까?'에 관한 궁금증은 크다. 어차피 정답은 없다. 한국 콘텐츠다움이 있어야 해 지금껏 해왔던 대로 한다. 어쨌든 시청하는 데 불쾌감이 없게끔 하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꼭 우승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온다. '우승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사람도 있다. 야망의 차이랄까. 야망을 위해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혹은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는 야망의 그릇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런 걸 많이 느꼈다. 우리가 하는 게임이 결국 '꽤나 그런 것들을 필요로 하는구나' 싶었다. '오징어 게임'처럼 되면 좋지만, 굳이 머릿속에 담고 살진 않는다. 단순하게 다음 시즌 또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넷플릭스에서 예쁘게 봐줘서 계속 다음 시즌 나오는 게 나의 소박한 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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