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리 결정 日자민 총재選 오늘 고시…후보 '최다' 9명 출마
여론 증세 반발 의식, 부담 경감 등 정책 눈에 띄어
자민 총재 선거…의원표+당원표 합해 치러져
無파벌·후보 난립한 선거서 당원표 주목
[서울=뉴시스]일본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12일 고시됐다. 27일 투·개표날까지 각 후보들이 주요 현안에 대해 논전을 펼치며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진은 자민당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사진캡처=유튜브 @LDPchannel> 2024.09.12.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12일 고시됐다. 27일 투·개표날까지 각 후보들이 주요 현안에 대해 논전을 펼치며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후보만 9명…최다 후보 출마
출마를 표명한 ▲고노 다로(河野太郎·61) 디지털상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49) 전 경제안보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3)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간사장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68) 전 관방장관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71) 외무상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보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8)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 등 9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후보가 9명이나 출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72년 입후보를 위해 의원 추천인이 필요하다는 구조가 도입된 이래 최다 후보 출마다.
쟁쟁한 후보가 9명이 출마하는 이례적인 사태의 배경에는 자민당 파벌 해체가 있다.
자민당의 파벌은 원래 파벌 수장을 총재로 추대하는 게 주요 목적이었다. 파벌 내 총재 후보가 없을 경우 파벌 단위로 단체 행동을 하며 다른 총재 후보를 지지, '승리마(馬)'에 올라타 내각과 당의 주요 요직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자민당 파벌이 정치자금파티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왔다는 스캔들이 터지자 위기가 닥쳤다. 결국 자민당 내 6개 파벌 중 파벌은 아소파를 제외한 5개 파벌이 해체를 결정했다.
파벌 해체로 파벌 수장 혹은 수장이 지지하는 후보만 후보로 나서는 암묵적인 기존의 룰이 깨지게 됐다.
게다가 현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연임 포기를 하게 되면서, 내각·당 내 요직을 맡고 있는 유력자들도 입후보하기 쉬워졌다. 내각 수장인 총리를 지지할 필요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유력한 후보들이 앞다퉈 출마하는 상황이 됐다.
[도쿄=AP/뉴시스]지난 3월 17일 일본 도쿄에서 자민당 당 대회가 열렸다. 왼쪽에서 3번째부터 오른쪽으로 아소 다로 부총재, 기시다 후미오 총리,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 2024.09.12.
후보들, 논전 시작…주요 정책은?
후보들은 ▲당 비자금 스캔들 문제로 당 신뢰회복을 위한 당 개혁, 정치개혁 자세 ▲경제재정 정책, 고물가 대책 ▲육아 지원 등 사회보장 정책 ▲인구감소 대책, 지방 활성 대책 ▲외교·안보 정책 등 현안에 대해 논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외에도 모테기 간사장이 들고 나온 방위 증세 재검토, 부부가 성을 다르게 쓸 수 있는 부부별성 제도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보들은 방위 등 증세에 대해 여론의 반발이 큰 것을 의식해 부담 경감 등을 내세웠다.
모테기 간사장은 ‘증세 제로(0)’를 주창했다. 1조엔 규모 방위 증세, 저출생 대책 강화를 위한 재원 충당을 위한 사회보험료 추가 징수 등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주장했다. 대신 경제 성장으로 세수 증가할 것이라며 이를 재원으로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는 당 2인자인 모테기 간사장이 기시다 정권의 결정을 뒤집는 것으로 파문이 일었다.
고노 디지털상은 현 세대 사회보험료 부담을 경감할 생각을 밝혔다. 가토 전 관장장관은 급식비·어린이 의료비·출산비 등 부담을 없애는 '3가지 제로'를 내세웠다.
세대교체를 목표로하는 40대 후보들은 고물가 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저소득자, 연금샐활자를 추가 급부금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상은 학교급식, 개호(介護·환자, 요양자에 대한 간호·돌봄) 시설, 병원, 보육소 지원 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현 기시다 정권이 실시하고 있는 전기·가스·석유 보조금 정책을 필요하다면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극우 성향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적극적 재정 출연으로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서 "세율을 인상하지 않고 세수를 늘려 강력한 경제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강력한 물가 대책으로 실질 임금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기시다 정권에서 좌절된 금융소득과세 강화를 실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이는 '중간층에 대한 증세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도쿄=AP/뉴시스]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020년 9월11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8.28.
자민 총재 선거 어떻게 치러지나
우선 자민당 국회의원 367명은 각 1표씩 부여받는다.
전국의 105만 명 자민당 당원, 당우(후원단체 회원)는 26일까지 투표를 한다. 각 도도부현(都道府県·광역지방자치단체)이 표를 집계해 당 본부에서 정리한다. 이를 최고평균방식으로 367표로 축소, 후보자에게 배분하는 형식이다.
1차에서 과반수 표를 차지한 후보가 없을 경우 득표수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의원표 367표와 도도부현에 1표씩 할당한 47표 등 총 414표로 새로운 총재를 결정하게 된다.
자민당 파벌 해체 전에는 보통 파벌 수장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파벌 의원들이 이를 따라 표를 던졌다. 언론들은 파벌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어느 정도 득표 수를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파벌 해체로 전망이 어려워졌다.
[서울=뉴시스]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전 환경상이 지난 8일 요코하마시 사쿠라기초역 앞에서 가두 연설하고 있다. 사진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 공식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 갈무리. 2024.09.09. <사진캡처=@shinjirokoiz> *DB 및 재판매 금지.
파벌 없고 후보 난립한 선거서 당원표가 승패 결정할까
2021년 선거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1차 투표에서 당원표로 압도적으로 선두에 섰으나, 결선투표에서 의원표로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게 역전당했다. 2021년 선거에서는 고노 디지털상이 당원 표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의원표가 많은 기시다 총리에게 결선 투표에서 패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이후 첫 총재 선거다. 파벌 없이 치러지는 첫 선거이기도 하다.
이에 '당원표'가 승패 열쇠를 잡을지 주목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일단 의원표는 9명 후보로 갈리기 때문에 1차 투표에서 과반수 표를 차지하는 후보가 나오기 어렵다.
그렇게되면 결선 투표를 해야 한다. 국민 정치불신이 심화되는 사건아 있었는데 국회의원이 수로 밀어붙여 총리를 뽑아 "민의를 등지는 투표 행동을 취한다면 더욱 (국민의) 실망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짚었다.
한 중견 의원은 신문에 "비자금 사건으로 (자민당이) 신뢰를 잃은 가운데 의원표가 당원표 결과를 뒤집는 사태가 다시 초래된다면 이 당은 끝이다"고 우려했다.
국회의원들이 투표를 할 때 파벌이 아닌 여론의 인기가 높은 후보들을 신경 쓸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문은 "의원들은 당원표 행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신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 이시바 간사장이 당원표 부분에서 유리하다고 했다.
다만, 파벌 해체 후에도 아직 영향력을 가진 파벌이 있어 기존 선거처럼 파벌의 이해 관계에 따라 결선 투표에서의 후보들의 승패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