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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사우디에 '중동 AI 거점' 세우는 이유

등록 2024.09.24 06:00:00수정 2024.09.24 07: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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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연내 사우디에 중동 총괄 법인 설립

사우디, AI 리더 발돋움 위해 공격적 투자 나서

'기회의 땅' 사우디서 글로벌 매출 확대 기여할지 주목

[서울=뉴시스] 팀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AI 컨퍼런스인 '글로벌 AI 서밋(GAIN)'에 참석해 AI 관련 주요 정부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AI 분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왼쪽부터) 에삼 알와가이트 NIC 디렉터, 이해진 GIO, 최수연 네이버 대표, 압둘라 알감디 데이터인공지능청장,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MOU 체결하는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팀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AI 컨퍼런스인 '글로벌 AI 서밋(GAIN)'에 참석해 AI 관련 주요 정부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AI 분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왼쪽부터) 에삼 알와가이트 NIC 디렉터, 이해진 GIO, 최수연 네이버 대표, 압둘라 알감디 데이터인공지능청장,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MOU 체결하는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네이버가 올해 안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지역 총괄 법인(네이버 아라비아, 가칭)을 설립한다. 현지 법인을 세우게 되면 네이버는 정부가 조달하는 첨단 사업을 수주할 기회를 얻는다. 최근 사우디가 인공지능(AI) 큰손 역할을 자처하면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사우디 AI 사업 투자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 역시 선제적으로 법인 설립에 나서면서 중동 지역 기반 IT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4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안에 사우디에 설립될 네이버 중동 법인은 지역본부 유지정책(RHQ) 프로그램 참여 방식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30년간 법인세 면제"…'오일머니' 앞세워 공격적 투자 나선 사우디

RHQ는 사우디 정부가 글로벌 기업의 중동 지역본부를 사우디에 유치하기 위해 올해부터 시행한 정책이다. 2021년 처음 발표된 이 정책에 따르면 사우디에 중동 지역본부를 설립하지 않은 글로벌 기업은 올해부터 정부 발주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없다.

법인 설립을 통해 사우디 정부에 RHQ 라이센스를 취득한 기업은 10년간 현지인 의무고용 제도 면제 등 규제 완화와 비자 발급 소요시간 단축, 킹 압둘라 금융지구(KAFD) 등 경제특구 입주자격 부여, 30년간 법인세 면제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이러한 정책은 사우디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의 중동 AI 거점 경쟁에서 우위에 점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풀이된다. 경제 도시로 성장한 두바이는 일찍이 글로벌 빅테크의 중동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AI를 미래 먹거리로 본 사우디가 '오일머니'를 앞세우며 AI 기술력 확보를 위한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사우디 공공투자펀드(PIF)가 미국 벤처캐피털 회사인 안드레센 호로비츠와 4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AI 펀드 조성을 위해 협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사우디 정부가 투자 확대에 박차를 가하면서 구글, MS, IBM 등 주요 관계자들도 최근 사우디 정부 주도로 열린 국제 AI 콘퍼런스 '글로벌 AI 서밋'을 찾았다. 네이버 역시 이 행사에서 아랍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등 AI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사우디의 적극적인 구애로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에 따르면 AI가 2030년까지 사우디 경제에 1350억 달러 규모로 기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의 약 12.4%에 달하는 규모다.

네이버, 메신저·웹툰 이어 AI로 '내수용 기업' 이미지 지운다

[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네옴 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서 네이버와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사업 계약 체결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4. photo1006@newsis.com

[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네옴 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서 네이버와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사업 계약 체결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4. [email protected]


사우디 정부와 꾸준한 기술 협력을 보여 온 네이버가 중동 법인 설립을 통해 글로벌 사업에 힘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신저(라인), 웹툰(웹툰엔터테인먼트) 등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왔으나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사업 경쟁력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네이버는 지난 2022년 11월 국토교통부 순방단 일원으로 사우디를 방문한 이후 사우디 정부와 AI 협업을 논의해 왔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이 주기적으로 네이버 1784 사옥을 찾아 네이버의 첨단 기술을 확인했다. 그 결과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 정부와 1억 달러(1350억여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네이버는 현지 법인 설립과 함께 개별 사업 단위별 조인트 벤처(JV) 설립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파트너로 참여 중인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MOMAH)와 국립주택공사(NHC) 등과 함께 JV를 구성하는 식이다.

네이버 측은 "디지털 트윈에 이어 소버린 AI 구축에 있어서도 사우디와 본격적인 협력이 시작된 만큼 기술 기반 B2B 사업의 글로벌 외연을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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