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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세븐틴·콜드플레이…고양종합운동장, 새로운 콘서트 聖地 될까

등록 2024.10.04 09:19:42수정 2024.10.04 09: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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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카녜이 웨스트 공연 이후 부족 공연장 대안 급부상

[서울=뉴시스] 카녜이(칸예) 웨스트. (사진 = 웨스트 유튜브 캡처) 2024.08.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카녜이(칸예) 웨스트. (사진 = 웨스트 유튜브 캡처) 2024.08.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미국 힙합스타 카녜이 웨스트(칸예 웨스트·Ye)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인기 K팝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5~6일), '세븐틴'(12~13일)에 이어 세계적인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2025년 4월 16·18·19·22·24·25일)까지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을 찾고 있다. 19일엔 K팝 축제 '제30회 드림콘서트'가 열린다.

사실 지난 8월23일 웨스트가 이곳에서 공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고양종합운동장이 국내 부족한 스타디움 공연장의 대안이 될 거라고 전망한 이는 많지 않았다.



고양시의 대표적 체육문화시설인 고양종합운동장은 2003년 개장했다. A매치 축구 경기, FIFA 세계청소년 월드컵, 전국체전 등 체육 행사들을 유치했다. 하지만 웨스트 이전에 이곳에서 대형 콘서트를 연 거물급 가수는 2013년 10월5일 조용필이 유일했다.

하지만 애초 청음회 '예 x 타이 달라 사인 벌처스 리스닝 익스피리언스(Ye x Ty Dolla Sign Vultures Listening Experience)'를 예고했던 웨스트가 그의 음악 인생에 드문 50여곡 라이브 메들리 공연을 펼쳐 음악계 새로운 성지(聖地)로 떠올랐다.

흰 복면에 검정 옷으로 몸을 꽁꽁 싸매고 50명가량의 인파를 이끌며 모래 언덕을 유유히 누비는 힙합 스타 웨스트의 모습은 흡사 종교 지도자였다.



해당 공연은 웨스트의 유튜브 채널로도 생중계됐고 해외에서도 난리가 났다.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5만명을 훌쩍 넘겼고 채팅창엔 한국어와 영어가 뒤섞인 글들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전통적 입면구성요소인 삼분법에 의한 입면구성으로 지붕엔 전통적 개념을 수용해 한국의 미(美)를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됐다.
[서울=뉴시스] 고양종합운동장. (사진 = 고양도시관리공사 제공) 2024.10.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양종합운동장. (사진 = 고양도시관리공사 제공) 2024.10.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4~5만명 안팎으로 국내 콘서트를 열만한 스타디움급 경기장 중 올림픽주경기장은 리노베이션 중이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잔디 문제로 대관이 까다로운 상황이라 테일러 스위프트 등 해외 대형 팝스타들이 '코리아 패싱'을 한다는 얘기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고양종합운동장이 급격히 대안으로 떠올라 반갑다. 해체 15년 만에 재결성을 선언한 브릿팝 제왕 '오아시스'가 내년 월드투어로 내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고양종합운동장이 공연장소로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트 공연 당시 이곳은 약 3만5000명을 수용했다.

조용필 공연한 이듬해인 2014년 6월 전국 최고의 잔디 관리주체에 수여하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4 1차 그린 스타디움(Green Stadium)상'을 받는 등 잔디관리에도 꾸준히 힘써왔다.

임희윤 문화평론가는 "아시다시피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이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잔디 관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만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면서도 서울과 수도권 관객의 접근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공연장으로서 고양종합운동장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고 짚었다.

"고양종합운동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도 1시간 내에 닿을 수 있어서 아티스트 접근성 역시 뛰어나다"면서 "스타디움 콘서트를 할 수 있는 K팝 아이돌과 내한 아티스트가 적지 않을 만큼 최근 더 성장한 공연 시장 상황도 한몫했다"고 부연했다.

고양도시관리공사(사장 강승필)도 "고양종합운동장이 인천 및 김포 공항과 인접해 있고, 주변의 킨텍스 등 대규모 국제 행사 등이 가능한 고양시의 입지적 조건과 함께 GTX-A 노선 연내 개통 등에 따른 교통의 편의가 더해져 향후 문화 행사의 주요 장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3호선 대화역과 거리도 약 500m에 불과하다.
[서울=뉴시스] 콜드플레이. (사진 = ©Anna Lee 제공) 2024.09.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콜드플레이. (사진 = ©Anna Lee 제공) 2024.09.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양종합운동장은 최근 음악 팬들에게 알려졌지만, K팝 팬들 사이에선 전혀 낯선 공간은 아니다. 2013년부터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대회'가 열려왔다. 푸른 잔디 이미지가 인상적인 그룹 '트와이스'의 히트곡 '치어 업' 뮤직비디오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고양시 자체도 음악 팬들에게 익숙하다. 고양 일산 킨텍스는 미국 '멜팅 팝' 선구자인 포스트 말론, 오아시스 멤버 노엘 갤러거가 공연한 장소이다. 페스티벌 기획사 민트페이퍼는 이곳에서 음악 축제 '해브 어 나이스 트립'을 펼치고 있다. 11월 8∼10일엔 J팝 축제 '원더리벳 2024'도 열린다. 2010년대 초중반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봄 버전인 '뷰티풀 민트 라이프'가 고양 아람누리 일대에서 열리기도 했다.

고양도시관리공사(사장 강승필)는 작년을 기점으로 문화예술공연 장소로서 고양종합운동장의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메이저급 기획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K팝 업계의 관심이 쏟아진 고양 CJ라이브시티의 K-컬처밸리 사업이 무산된 가운데, 이곳이 대안이 될 지 관심이다. 다행히 CJ라이브시티가 K-컬처밸리 사업 중 K팝 전용 아레나 사업의 재개는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임 평론가는 "고양시의 교통 편의성과 각종 인프라를 생각한다면 단기적 대체 장소를 넘어 중장기적 대안이 될 수도 있다"면서 "만약 대형 축제를 인근의 킨텍스와도 연계해 연다면, 마쿠하리 메세와 지바 마린 스타디움을 연결해 펼치는 일본 서머소닉 페스티벌과 유사한 규모와 형태를 가진 초대형 페스티벌을 기획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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