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익는 마을로 떠나는 가을 ②서천 '한산 소곡주 갤러리'

충남 서천군 '한산 소곡주' *재판매 및 DB 금지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시인 박목월(1915~1978)의 시 '나그네'(1946)다.

'수확의 계절' 가을, 풍요로움과 행복감이 담긴 구절이 바로 '술 익는 마을'이다.

한국관광공사가 그런 마음으로 '술 익는 마을을 찾아'를 테마로 '10월 가볼 만한 5곳'을 선정했다.

"이 레스토랑을 방문하기 위한 목적만으로도 해당 지역을 여행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미쉐린 3스타'를 부여하는 기준이라고 한다. 술을 사랑한다면 이들이 그런 곳이다.

단, '음주운전'은 절대로 해선 안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인근에 숙박하자. (사진=한국관광공사)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한산 소곡주'는 기록이 남아 있는 우리 술 가운데 가장 오래된 술이다.

약 1500년 전 백제의 '궁중 술'이었지만, 660년 나당 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패망한 뒤엔 유민들이 망국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빚어 마시면서 민간으로 퍼졌다.

'한산 소곡주'는 옛 한산 지역인 지금의 충남 서천군 한산·기산·화양·마산면 지역에서 생산하는 소곡주를 뜻한다.

'농산물 지리적 표시 제110호'로 '고창 복분자주'(전북), '진도 홍주'(전남)에 이어 세 번째로 등록된 전통주다.

한산 소곡주 이름을 내걸려면, 오직 이 지역에서 수확한 재료만을 사용해야 한다. 70여 가구가 양조장 시설을 갖추고, '주류 제조 면허'를 취득했다. 그 덕에 이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양조장을 보유하고 있다.

충남 서천군 삼화 양조장의 '한산 소곡주_빚기 체험' *재판매 및 DB 금지

술 맛은 양조장 모두가 같은 듯 다르다. 집에서 빚은 술의 특색이다.

쌀에 누룩을 더해 '밑술'을 만들고, 다시 고두밥으로 '덧술'을 한 다음 용수로 걸러내는 '이양주'(두 번 빚은 술 방식은 비슷하다. 그렇지만, 양조장마다 첨가하는 재료가 다른 데다 몇 대에 걸쳐 내려온 비법마저 더해지니 김치나 장처럼 술도 집집이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만큼 골라 먹는 재미마저 가진 한산 소곡주는 충남 서천군 한산면 충절로1173번길 '한산 소곡주 갤러리'에서 모두 맛볼 수 있다.

한산면 70여 양조장에서 생산한 한산 소곡주를 전시·판매하는 덕이다.

시음도 무료로 가능하다. 매주 양조장 5곳씩 돌아가며 술을 선보인다.

한산 소곡주는 양조장과 상관없이 서천군이 제작한, 같은 모양의 갈색 술병을 사용하므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것과 같은 재미도 있다.

물론 구매 시엔 포장박스와 병에 붙은 라벨을 통해 양조장을 구분할 수 있다.

'선비' 차림을 한 채 간단한 안주를 곁들여 소곡주 3종을 맛보는 '향음 체험'(유료, 10인 이상)을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좀 더 깊이 있는 체험을 원한다면 갤러리 인근 '삼화 양조장'에 가면 된다.

'소곡주 주례 체험'(유료, 1시간), '소곡주 빚기'(유료, 2시간, 10인 이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기다린다.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 *재판매 및 DB 금지

주변 관광지로는 우선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을 꼽을 수 있다. 갈대와 바람의 앙상블은 가을의 또 다른 매력이다.

폭 200m, 길이 1㎞, 면적 25만8000㎡에 이른다. '갈대문학길' '영화테마길' 등 다양한 이름의 산책로가 강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다.

다음은 '한산 모시마을'이다. 서천군 대표 특산물인 '한산 모시'를 조명하는 곳이다.

모시 풀을 처음 발견했던 건지산 기슭에 10만㎡ 규모로 조성됐다.

'한산모시 전시관' '시연 공방' '토속관' '모시매기공방' '전통 농기구 전시장' '모시각' '한산모시 홍보관' 등이 자리한다. 

충남 서천군 '한산 모시마을' 내 '한산모시 홍보관'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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