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심사 수갑 착용' 전광훈, 국가 상대 손배소…2심 판단은?[법대로]
경찰, 구속심사 당시 전광훈에 수갑 채워
전광훈 "그대로 언론에 노출…인격권 침해"
인권위 "심사 자진출석…신체자유 침해"
1·2심 "국가가 전광훈에게 300만원 지급해야"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광훈 목사가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2024.03.07. [email protected]
전 목사는 지난 2019년 10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불법 집회를 주도하는 등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당시 집회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진입을 시도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국민투쟁본부) 회원 46명이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단체 차원의 주도 및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 뒤 전 목사 등 범국민투쟁본부 지도부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이를 청구했다.
경찰은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이후 호송 과정에서 전 목사에게 수갑을 채운 것으로 조사됐다.
전 목사는 "자신이 수갑을 찬 모습을 그대로 취재진에게 노출한 행위는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당시 "피의자 유치 및 호송 규칙 제50조 제1항 등에 따라 수갑을 착용시켰고,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갑 가리개를 사용해 수갑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 목사 구속영장 신청 사유에 '도주 우려'가 포함돼 있었고, 지지자들이 법원 앞에서 집회를 하는 등 돌발상황도 고려해 수갑을 채운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지난 2021년 2월 경찰이 당시 도주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전 목사에게 수갑을 채운 것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과도한 공권력 행사라고 판단했다. 이후 경찰은 해당 권고를 수용해 피의자 호송 관련 규칙을 개정한 바 있다.
인권위 판단이 나오자 전 목사 측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전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전 목사에게 수갑을 채운 경찰의 행동이 위법했다는 것이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1부(부장판사 정인재·이의진·김양훈)는 지난 18일 전 목사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국가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은 "국가가 전 목사에게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1·2심 재판부는 "당시 ▲원고에게 주거 부정의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도 자진 출석한 점 등을 보면 도주의 우려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찰관이 원고의 양쪽에서 팔짱을 끼고 호송하는 등의 조치만으로도 도주 예방과 호송 과정에서 안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개정 전 피의자 호송 관련 규칙이 헌법에 위반된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구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 제50조 제1항에 의하면 원고의 경우와 같이 도주의 우려가 극히 낮은 경우에도 호송관은 반드시 수갑을 채우고 포승으로 포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피호송자의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규정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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