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로 온누리상품권 192억 매출…부랴부랴 환전중지
지류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논란
소진공, 중기부와 현장 조사 착수
[서울=뉴시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혁진 이승주 기자 = 지류 온누리상품권이 전통시장 마늘가게 한 곳에서 월 평균 63억원이나 쓰이는 등 부정 유통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사장 박성효)이 뒤늦게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30일 "현재 실태 파악 중"이라며 "현장조사 이후 불법적인 부분은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류 온누리상품권의 비상식적인 운영은 지난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종합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대구 한 전통시장에 위치한 마늘가게의 지류 온누리상품권 매출은 월 63억원에 달한다. 월 매출 73억원, 55억원을 찍은 두 곳도 같은 시장에 위치했다. 세 곳의 평균 월 매출 합계는 191억원을 웃돈다. 매출 1~3위인 이들 업체들은 가족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장 의원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인 성심당 본점이 한 달에 모바일과 카드 합쳐서 3억원 정도 하는데, 이보다 수십배 되는 점포들이 수두룩하다. 어떻게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나. 이걸 관리할 생각이 있긴 있냐"고 질타했다.
장 의원의 지적 전까지 세부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던 소진공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소진공 관계자는 "문제가 불거진 비정상 거래 업체 6곳은 이미 환전 중지 조치를 취했다"며 "나머지 비정상적으로 매출이 올라간 업체들에 대해서는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환수)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육성을 위한 특별법(전통시장특별법)에 따르면 부정 유통 가맹점에 대해서는 가맹점 취소 조치 및 과태료 최대 2000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조사 완료와 실제 제재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어느 정도 수위의 조치를 내릴 지 역시 지금으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이 관계자는 "유통상 불법 행위, 공정거래상 문제 등은 조금 더 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온누리상품권 부실 관리 문제가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2일에는 온누리상품권에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통신판매의 허점을 이용해 전통시장과 무관한 업체와 물품들이 거래된다는 내용이 장 의원을 통해 전해졌다. 최근 생긴 온누리상품권 온라인몰에서는 삼성, LG, 다이슨 등 대기업 제품들을 시중보다 10% 이상 싸게 구입할 수 있어 문제가 됐다.
심지어 해당 온라인몰 운영사는 컴퓨터 주변기기를 유통하는 곳으로, 원칙적으로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자격 취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유통상가 내 사업자를 새로 내는 편법을 사용했다.
올해 8월 기준 온라인으로 유통된 온누리상품권 금액은 약 40억원 규모까지 커졌지만, 소진공의 관리 실태는 이를 쫒아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가맹점이 아닌 업체는 사업이 불가능한데 소진공은 현장 점검 없이 자료만 제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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