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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株 괜찮을까…코스피 향방은[트럼프 시대]

등록 2024.11.07 05:00:00수정 2024.11.07 0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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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무역분쟁 트라우마로 증시 출렁"

"시장 선반영…불확실성 해소에 저점 높일 것"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서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2024.11.06.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서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2024.11.06.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붉은 파도를 타고 귀환했다. '트럼프2기'가 현실로 다가오며 국내 증시도 바짝 긴장 중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오전 해리스 승리 전망에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트럼프의 승기가 짙어지기 시작한 오후 들어 하락 전환, 0.52% 내리며 거래를 마무리했다.

트럼프 재집권시 한국이 미중 무역갈등의 피해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미국 민주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반영됐다.

특히 2차전지 관련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8.26%), LG에너지솔루션(-7.02%), 삼성SDI(-5.98%), SK이노베이션(-4.64%), 에코프로비엠(-8.63%), 에코프로(-7.61%)이 일제히 내렸다.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과 함께 대대적 미국투자에 나섰으며, IRA에 따라 막대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을 받아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 8월 미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에 대해 "터무니 없는 일"이라고 언급하는 등 정책 백지화를 공언해왔다.

반면 원전·방산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시스템은 이날 각각 2.45%, 6.27% 오르며 장을 마쳤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증시가 미국의 대선 상황을 선반영한 만큼 대선 종료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코스피 역시 차차 저점을 높여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증시는 대선 직후 아시아증시 중에서도 유독 출렁였다. 중국 상해지수는 0.09% 내리는데 그쳤고, 일본 니케이225는 전일 대비 2.61%, 대만 가권지수(TWI)는 0.48% 올랐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2018년 트럼프 1기 시절의 무역분쟁 트라우마가 작용하며 6일 국내증시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한다"며 "하지만 트럼프 당선은 예상 범주 내에 있었고 가격에 반영해왔던 시나리오로, 6일 한국증시의 나홀로 급락세는 과도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트럼프 1기에 비해 직접투자 등을 통해 중국보다 미국 익스포저가 높아졌다"며 "당시는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 있었지만 지금은 인하사이클로 당시와 맥락상 차별화된다"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대선 종료는 주가 차원에서 우호적으로 작용해왔다"며 "S&P500은 1964년 이후 15차례 대선 사례에서 1년 평균 5.7%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증시가 트럼프 트레이드를 선반영한 관계로 단기 관점에서 되돌림을 겪을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지금까지 중장기 방향은 단기 등락과 무관하게 우호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 이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 부양책과 그 규모에 집중할 태세"라며 "불확실성 완화에 따라 올해 말, 내년 초로 향하며 저점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DS증권 양해정 연구원 역시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이 시장에는 가장 긍정적일 수 있다"며 "시장은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에 억눌려왔고, 드디어 대선이 막을 내렸다"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제외하면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매크로 환경에 있었다"며 "주요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내렸고, 글로벌 유동성 지표는 증가세였으며 확장정책에 소극적이던 중국도 이전보다 과감하게 유동성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 후 이런 유동성 증가가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 불확실성으로 경제활동이 지연된 만큼 경제지표도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 연구원은 "트럼프가 미국 경제 성장을 훼손하는 정책을 하지는 않을 것이고,  한국 수출의 20%를 담당하는 미국 성장에 코스피도 동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안타증권 강대석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미국 대선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왔다"며 "트럼프 트레이드 하에서는 유틸리티, 통신 등 방어주와 금융, 운송, 기계 정도에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로 2차전지, 친환경 업종이 트럼프 당선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상인증권 김현성 연구원은 "더 세진 트럼프노믹스가 귀환한다"며 "한국은 트럼프의 제조업 온쇼어링으로 대미국 투자가 확대되며 미국 공급망의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한편 범용 소재 수출 통제 리스크를 갖게 될 것"이라며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수출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 이영욱  연구원은 "트럼프는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거세게 비판해왔다"며 "IRA 폐기는 어렵지만 1기 당시 행정명령을 통해 기존 규제를 철폐 또는 완화한 전례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2차전지 성장률의 둔화 우려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삼성증권 허재준 연구원은 "국내 풍력기업이 트럼프 당선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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