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어선 침몰 사고…59%가 가을·겨울 발생 '주의보'
전날 제주 해상서 어선 침몰…2명 사망·12명 실종
해마다 반복…5년간 사고 9602건·인명피해 428명
기상 악화에 가을·겨울 집중…정부, 안전대책 수립
[제주=뉴시스] 지난 8일 오전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선적 129t급 대형선망 어선 금성호(승선원 27명)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돼 해경당국이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주해경청 제공) 2024.11.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9일 정부와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31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부산 선적 129톤급 대형 선망 어선 135금성호가 침몰 중이라는 인근 어선의 신고가 접수됐다.
어선에는 선원 27명이 탑승해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15명(한국인 6명·인도네시아 9명)은 인근 선단에 의해 구조됐으나, 이 중 한국인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숨졌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인도네시아 2명)은 실종 상태다. 금성호 선체는 완전히 침몰해 가라앉았다고 해경은 전했다.
금성호는 선단을 이뤄 고등어, 삼치, 정어리 등을 잡는 대형 선망 어선이다. 사고 당시 선망 어선이 조업할 수 있는 곳에서 조업했으며, 탑승 정원을 초과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경이 구조된 선원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금성호는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겨싣는 작업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선체가 전복되면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사고 당시 조리장 등 2명은 선내에 있었고, 나머지 승선원 대부분은 갑판에서 어획물 이적 작업을 하고 있어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명피해 발생 등 어선 해양 사고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어선 해양사고 건수는 총 9602건으로, 이로 인한 사망·실종 등 인명 피해는 총 428명이다.
특히 인명피해 중 절반이 넘는 59%가 가을과 겨울철에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기가 많이 잡히는 성어기로 조업 활동이 잦지만, 그만큼 해양 기상 악화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에는 전북 군산 해역에서 어선 전복 사고가 발생해 승선원 8명이 전원 구조됐으나, 이 중 3명이 심정지 상태로 이송돼 끝내 숨지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월 '민관 합동 해양 선박 사고 재난원인조사반'을 구성해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기관별 예방 활동에 집중하고 있지만, 바다 특성상 예기치 못한 다양한 돌발 변수로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정부는 일단 이번 사고와 관련 가용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고 예방 대책을 보다 철저히 한다는 계획이다.
구명조끼 착용 단속 강화 등 어선 출입항 관리, 어선 불법 개조 처벌 강화, 해양기상 단기예보 기간 확대, 어선원 안전교육 확대, 위치소실 어선의 구조기관 통보 기준 마련 등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한편,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인 행정안전부는 사고 발생 즉시 현장상환관리관 3명을 사고 지역에 급파한 뒤 실종자 수색과 구조 등을 위해 정부 대책지원본부를 가동했다.
대책지원본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해양수산부)과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제주특별자치도)와 연락 체계를 구축하고, 구조·구급과 피해자 지원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전날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사고수습대책본부 및 실종자 가족 대기실을 방문해 "관계 기관은 적극 협력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선원복지회관에 마련된 '135금성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 대기실'을 찾은 뒤 발언하고 있다. 2024.11.0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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