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해외 빅테크 첫 韓 클라우드인증 획득…공공시장 지각개편 올까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CSAP '하' 등급 다 그룹용 인증
AWS·구글도 심사 진행 중…연말 또는 연초에 인증 따낼 듯
토종 기업, 빅테크와 공공 시장 혈투 불가피…데이터 주권 훼손 우려도
[서울=뉴시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CSAP '하' 등급(다 그룹용)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뉴욕 MS 사옥 (사진=뉴시스 DB)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도 이달 또는 내년 초 CSAP 인증을 획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의 망분리 완화 기조에 따라 해외 빅테크의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MS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CSAP '하' 등급(다 그룹용) 인증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CSAP 인증 가운데 '하' 등급은 개인정보를 포함하지 않고 공개된 공공 데이터를 운영하는 시스템에 적용된다. 논리적 망분리(가상 클라우드 서버 등을 통해 내부망과 외부망 네트워크 분리한 방식)로도 인증 받을 수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가 없어 물리적 망분리를 할 수 없는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도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
MS는 이번 인증 획득에 따라 해외 빅테크 중 처음으로 국내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수주할 기회를 얻게 됐다. 유현경 MS 공공사업본부 부문장은 "국내 공공기관의 높은 신뢰성 요구에 부응하면서 AI(인공지능), 클라우드로 국내 공공 분야 고객들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S, 공공 클라우드 1위 KT 등 업고 시장 정조준
[서울=뉴시스]김영섭 KT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현지시간 27일 AI·클라우드·IT 분야 협력을 위한 5개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S의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위한 영업채비도 갖춘 상태.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로 알려진 KT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가 2022년에 추진한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환·통합사업(1~6차)' 결과에 따르면 사업 대상 기관 128곳 중 54곳(42.2%)이 KT클라우드를 선택했다. 시스템 수 기준으로 보면 KT클라우드 점유율은 53.6%에 달했다.
MS는 AI·클라우드·IT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0월 KT와 파트너십을 발표한 바 있다. MS가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는 데 KT와의 협업을 발판 삼으며 다른 해외 빅테크와의 경쟁에 우위를 점할 전망이다.
아마존·구글도 눈독 들이는 韓 공공 클라우드 시장…토종 기업, 직접 경쟁 불가피
[서울=뉴시스] 송혜리 기자 = 윤정원 AWS코리아 공공부문 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WS 퍼블릭 섹터 데이 서울 2024'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24.07.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MS뿐만 아니라 AWS, 구글도 CSAP '하' 등급 인증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CSAP 인증에 앞서 공공 서비스 수주를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다.
가령, AWS는 지난 7월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퍼블릭 섹터데이'를 한국에서 최초로 열었다. 또 여러 공공 전문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자(MSP)에 접촉해 자사 클라우드 제품을 국내 발주 기관에 소개하고 제안할 수 있도록 협력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빅테크가 잇달아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기업과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국내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 빅테크들이 공공 클라우드 시장마저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민간 클라우드 시장은 해외 빅테크가 쥐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AWS가 60.2%(중복응답)로 1위, MS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 각각 24%, 19.9%로 2위, 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빅테크가 우선은 '하' 등급만 인증을 신청한 만큼 당장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해외 빅테크가 중 등급 이상도 신청할 수 있도록 망분리 완화 기조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과기정통부는 지난 10월 제17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국가정보원 망분리 완화 기조 등을 고려해 CSAP 개선 의지를 시사했다. 당시 과기부는 "CSAP 상·중 등급에 글로벌 기업 진출이 안 된다고 이야기한 적 없다"며 "정부 기준을 만족한다면 글로벌 기업도 중 등급에 들어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정보원이 내년에 도입할 새 사이버 보안 체계 '다층보안제(MLS)'도 시장 변화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MLS는 국가 전산망 업무 중요도에 따라 기밀(C)·민감(S)·공개(O) 등급으로 분류하는 제도다. 등급에 따른 보안 요구 사항을 다르게 적용하는데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면 외부 인터넷망과 연결해 업무를 볼 수 있다.
이 중 O 등급의 경우 민간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MLS 심사를 CSAP와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CSAP '하' 등급을 받은 해외 빅테크의 'O' 등급 공공 시스템 사업 수주도 원활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MLS 등 향후 정부 발표가 남아 있다. 해외 기업과 직접 경쟁해야 할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MS, AWS 등이 본격 진출하면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도 민간 시장과 마찬가지로 해외 빅테크 위주로 재편될 수 있다"며 "다만, 해외 빅테크 위주로 공공 영역에서 클라우드 도입이 광범위하게 이뤄질 경우 데이터 주권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개방에 따른 부작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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