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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 착륙 참사' 제주항공, 안전정비 해외 의존도 높아

등록 2024.12.30 10:41:20수정 2024.12.30 14: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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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여객기 2년 전에도 조류 충돌로 엔진 고장

이번에도 조류 충돌 대두되지만 랜딩기어 고장 의문

사고기 48시간 사이 8개 공항 오가며 13차례 비행

[무안=뉴시스]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4.12.30. 20hwan@newsis.com

[무안=뉴시스]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4.12.30.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무안국제공항에 착륙 도중 랜딩기어 고장으로 대형 인명 참사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이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랜딩기어 미작동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정비 불량에 의한 기계적 결함 유무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 참사 여객기와 같은 기종인 제주항공 7C101편(보잉737-800)이 30일 오전 6시37분 김포공항에서 이륙 직후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에서 이상이 발견돼 회항해 국내 동일 기종 항공기에 대한 안전정비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은 자체 항공정비(MRO)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발생한 LCC 항공기 안전 장애 총 14건 중 8건은 티웨이항공, 3건은 제주항공에서 발생했다.

이 같은 안전 장애는 항공정비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LCC는 대형 항공사에 비해 정비사가 부족하고 자체 항공정비 시설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자체 MRO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이다.

진에어는 대한항공, 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 모(母)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LCC 항공사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항공기 운항에 가장 중요한 MRO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무안공항에서 착륙 도중 랜딩기어 미작동으로 동체 착륙을 감행하다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는 48시간 동안 8개 공항을 오가며 총 13차례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 데이터를 추적하는 항공전문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기록된 사고기(등록번호 HL8088) 운항 이력을 살펴보면, 사고기는 최근 48시간 동안 무안·제주·인천공항과 중국 베이징,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일본 나가사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을 오가며 모두 13차례 비행했다.

일부에선 무리한 비행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바삐 움직인 만큼 충분한 사전 정비를 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서울=뉴시스]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제주항공 구매항공기(35호기)도입행사에서 제주항공 임직원들과 내외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미국 보잉사로부터 직접 구매한 B737-800 기종의 첫번째 항공기가 생산기지인 워싱턴주 렌톤을 출발해 김포공항에 도착했다고 이날 밝혔다. 2018.07.23. (사진=제주항공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제주항공 구매항공기(35호기)도입행사에서 제주항공 임직원들과 내외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미국 보잉사로부터 직접 구매한 B737-800 기종의 첫번째 항공기가 생산기지인 워싱턴주 렌톤을 출발해 김포공항에 도착했다고 이날 밝혔다. 2018.07.23. (사진=제주항공 제공) [email protected]


제주항공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사고가 발생한 해당 항공기는 출발·도착 전 점검과 24시간 점검을 완료했으며, 기체 이상 징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출발 전후 일상적으로 점검을 하는 과정이 있고, 관련 내용도 국토부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여객기는 지난 2022년 11월20일 일본 간사이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했으나 이륙 직후 조류 충돌로 의심되는 엔진 고장으로 회항한 전력이 있다.

당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자신을 제주항공 직원이라고 밝힌 글 게시자는 "본사가 엔진 고장을 새 떼 충돌로 은폐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날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사고 여객기는 조류충돌이 엔진 기능 이상의 직접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엔진이 꺼져도 유압식 수동 작동이 가능한 랜딩기어 작동 원리상 조류충돌과 랜딩기어 고장의 인과관계는 통상 낮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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