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에서 공수처로 몰려간 尹지지자들 "체포 무효, 공수처 해체"
약 2000명 공수처 앞 집결
일부 지지자 울거나 분노
[과천=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서울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1.15. scchoo@newsis.com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경기 과천시 과천종합청사역 7번 출구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스톱더스틸(STOP THE STEAL)' '계엄합법 탄핵무효'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오동운 구속" "체포 무효" "공수처 해체" "불법 영장"을 외쳤다. 태극기와 성조기도 흔들었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2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약 2000명이 참석했고, 경찰은 경력 800여 명(14개 중대)을 배치했다. 소방관 20여 명은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대기 중이다.
서울 성북구에서 온 임문자(80)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침에 (지지자들이) 다쳐서 고생하고 추우니까 자진해서 가신 것이라고 하니 마음이 더 아프다"며 "빨갱이들이 나라를 장악해서 우리는 할 때까지 해야 한다"고 했다.
관저에서 공수처로 이동한 민오순(70)씨는 "새벽에 관저 앞에 있다가 왔다"며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손자와 30대 중반 딸을 위해 집회에 왔다"고 말했다.
'약속지킨 윤 감사!'라고 적힌 팻말을 든 50대 여성은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부정선거세력이 이 땅에 서지 못하게 해야 하지 않냐는 말을 계엄으로 이뤄줬다"며 "십자가를 지셨다"고 강조했다.
청년도 집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냈다. 성남 분당구에서 온 대학생 송대희(24)씨는 "공수처의 불법적인 행보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공수처는 수사권이 없고 서울중앙지법이 아니라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한 것도 납득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친구들은 여전히 이 사태에 관심 없다. 이게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본인의 주장을 펼칠 줄 알아야 하는데 또래들이 부족해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과천=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1.15. photo@newsis.com
연인과 함께 참여한 박송희(32)씨는 "국가기관은 책임자 없이 들어가면 안 되는데 경호처 허락 없이 3200명이 들어간 게 쿠데타고 내란"이라며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으로서 바로 잡으려고 나왔다"고 밝혔다.
공수처로 이동하기 직전 윤 대통령은 "오늘 이들이(공수처·경찰) 경호 보안구역을 소방 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지만 출석에 응한다"고 했다.
감정이 격해진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분노를 표출했다. 한 지지자는 "이재명 사형"이라고 외치며 울었고, 다른 지지자가 잘될 거라며 위로하기도 했다.
오열하던 김모(72)씨는 "평생에 이런 거 처음 본다. 법이 무너진 나라가 됐다"고 했다. 이어 "오죽하면 대통령이 계엄을 했겠냐"며 "우리 애들도 50대 초반인데 좌파 교육을 받아서 분별을 못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경찰을 향해 "경찰 맞냐" "증 보여달라" "중국말 나오냐" "공권력 사칭하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을 집회 장소로 안내하며 제지했다.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0시33분께 윤 대통령을 체포해 공수처로 압송했다. 공수처는 오전 11시께부터 윤 대통령을 상대로 피의자 조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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