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화학적 결합' 강조했지만…아시아나 임원 12명 잘랐다
[인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취득하며 기업결합 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대한항공은 12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사진은 11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항 계류장 내 대한항공 모습. 2024.12.11. photocdj@newsis.com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기존 아시아나항공 임원 상당수를 퇴임시켜 당초 대한항공이 강조했던 조화로운 '화학적 결합'과는 거리가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진그룹은 15일 대한항공과 한진칼, 아시아나항공을 대상으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첫 임원 인사여서 통합 항공사로 새롭게 출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이후 대한항공 임원 투입은 당연히 거쳐야 할 수순이다.
당초 대한항공은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인수 초기에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항공 임원들을 배치하는 인사를 가급적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이날 인사에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재무 등 핵심 분야에 임원을 전면 배치하며 아시아나항공 장악에 속도를 높였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임원이 대거 선임됐고, 기존 아시아나항공 임원들은 일자리를 잃고 퇴임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임원 30명(수석부장 제외) 중 12명이 이날 회사를 떠났다.
일부에선 '화학적 결합'을 강조해 왔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포용하는 이미지보다는 임원 투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들린다.
대한항공의 이 같은 인사 방향성은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불안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은 합병 이전부터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날 인사에서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을 볼 때 향후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인천공항-LA 구간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처음 이용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로 편입된 후 '한 가족'이라는 이미지를 대내외에 적극 알리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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