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저탄소시대 석탄발전 미래 해답 찾는다…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환경오염' 지적에도 발전 비중 최대…동행 불가피
서부발전, 1100억 들여 '탈황·탈질·집진설비' 개선
석탄 분진 우려에 60만t급 집탄장 옥내화도 추진
[세종=뉴시스] 태안화력발전소. (사진=뉴시스DB)
[태안=뉴시스]여동준 기자 = 석탄화력발전은 석탄을 연소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배출돼 탄소중립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가 대세로 부상한 가운데 다른 화석연료와 비교해서도 유독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대용량화가 용이하고 연료비가 저렴해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에너지원별 발전량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발전량 58만기가와트시(GWh) 중 석탄발전량은 18만5000GWh(31.4%)로 모든 에너지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는 약 6.5기가와트(GW) 규모의 국내 최대 석탄화력발전소를 갖추고 있다.
석탄발전이 당분간 액화천연가스(LNG)·원전·신재생에너지와 동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부발전은 최대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14일 서부발전의 환경설비 강화 작업 현장에 다녀왔다.
[태안=뉴시스] 여동준 기자 = 서부발전이 성능 개선 작업을 실시 중인 집진설비. 2025.01.16. yeodj@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부지는 총 460만㎡로, 여의도 약 1.6배 크기에 달한다.
지난 2017년 10호기가 완공되면서 회사 전체 발전설비의 약 57%에 해당하는 6.5GW 규모의 대규모 발전단지로, 석탄화력발전소 기준 국내 최대 규모다.
화력발전을 위해 석탄을 연소하는 과정에서 황산화물(SOx)·질소산화물(NOx)·먼지(Dust) 등 세 종류의 오염물질이 나온다.
충남도는 내년부터 황산화물·질소산화물·먼지의 배출 허용기준을 2배에서 최대 4배까지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화력발전소는 3가지 오염물질 배출을 관리하기 위해 각각 탈황·탈진·집진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서부발전은 강화된 기준에 맞춰 해당 설비 성능을 강화하는 작업에 나선 것이다.
현재 운영중인 10개 호기 중에서 최신식인 9·10호기는 이미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 1~4호기는 운영 중지 기간이 멀지 않아 조례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상대적으로 최신식인 7·8호기의 경우 약간의 개선만으로 기준에 맞출 수 있는 반면, 5·6호기의 경우 대대적인 성능개선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서부발전은 약 1100억원을 들여 5·6호기 설비 개선 작업에 나섰다. 현재까지 공정률은 약 40% 정도다.
[태안=뉴시스] 여동준 기자 = 서부발전이 성능 개선 작업을 실시 중인 탈황설비. 2025.01.16. yeodj@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염물질 중 하나인 황산화물(SOx)은 석회석(CaO)과 산소(O₂)와 만나 반응하게 되면 석고(CaSO₄)로 변한다. 탈황 설비는 이런 원리를 이용해 탈황흡수탑에서 배기가스를 석회석과 반응시킨다. 배기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이 석회석과 만나 석고로 변해 밑으로 떨어지게 되고 정화된 공기가 배출되는 것이다.
서부발전은 기존에 비해 탈황흡수탑의 성능을 늘리기 위해 탈황흡수탑 높이를 27m에서 35m로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시설의 7m가량을 잘라내고 새롭게 15m를 이어 붙이는 방식이다. 기존 시설의 지름은 약 13m인데 새롭게 붙이는 15m는 구간은 지름이 14.5m로 넓어진다.
서부발전이 탈황시설에서 얻은 석고 규모도 상당해 연간 30억원 정도에 이른다.
질소산화물(NOx)는 암모니아(NH₃)와 만났을 때 공기에 존재하는 질소(N₂)와 물(H₂O)로 분리된다. 탈질 설비는 질소산화물이 포함된 배기가스에 암모니아를 섞은 뒤 화학 반응을 촉진시키는 촉매층을 통과시키는 방법으로 질소산화물을 잡아낸다.
서부발전은 탈질 설비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호기당 설치된 고체 촉매 396개를 전부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액화 상태인 암모니아를 기체로 만드는 기화기 등 설비의 용량도 늘려 보다 많은 질소산화물을 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먼지는 정전기의 원리를 이용한다. 집진설비는 음극을 띄는 방전극과 양극을 띄는 집진판으로 구성되는데 배기가스의 먼지가 집진판에 흡착되는 방식이다. 서부발전은 더 높은 효율로 먼지를 잡아낼 수 있도록 집진판과 방전극을 신품으로 교체 중이다.
탈황흡수탑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흡수탑 상부에 관속식 집진기도 설치한다. 관속식 집진기는 원심력을 이용해 가스 속에 있는 입자를 분리해내는데, 이를 설치할 경우 배출되는 먼지의 양이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태안=뉴시스] 여동준 기자 = 서부발전이 진행 중인 저탄장 옥내화 사업. 2025.01.16. yeodj@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석탄은 연소하기 전 보관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오염 소지가 있다.
막대한 양의 석탄을 옥외에 보관할 경우 바람에 의한 분진이 발생할 수 있고, 비가 올 경우 주변 토양이나 수질 오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서부발전은 비산먼지 저감을 위해 저탄장 옥내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9~10호기 저탄장은 이미 옥내화돼 있으나 1~8호기는 옥외에 저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부발전은 발전기 운전기간 등을 고려해 1~4호기 저탄장을 제외한 5~8호기 저탄장을 60만톤 급 옥내 저탄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건물은 가로 110m, 세로 490m 크기로 총 12개 구역으로 나뉜다.
현재 공정률은 90%로 토목공사는 거의 마쳤고, 전기·설비 작업 등이 남은 상황이다.
이처럼 서부발전이 국내 최대 석탄화력발전소의 환경오염 저감에 앞장서면서 저탄소시대에 발맞춰 진화하는 석탄발전의 모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인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옥내 저탄장 전환은 물론, 청정화력발전에 대한 기술개발과 신재생 투자로 미세먼지 주범의 오명을 씻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서부발전 본사 전경.(사진=한국서부발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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