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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탁 ETF 70%가 테마형에…자본연 "변동성 우려"

등록 2025.02.02 12:00:00수정 2025.02.02 13: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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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큰 업종·테마에 집중…당국도 항시 주목해야"

(사진=자본시장연구원 'ETF 시장의 상품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자본시장연구원 'ETF 시장의 상품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은행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제한 방안을 당국에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의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 판매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은행이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통해 편입하는 ETF의 약 70%가 코스피200, 미국 S&P500 등 시장대표지수보다 변동성이 큰 테마·업종형이라 보수적 투자를 기대하고 은행을 찾은 고객들이 높은 리스크게 노출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2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ETF 시장의 상품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전체 ETF 보유 금액 총 10조9000억원 중 약 70%가 국내·해외 주식 ETF의 특정 테마·업종형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2차전지·빅테크·메타버스 등 시장에서 유행하는 특정 테마와 업종에만 투자하는 ETF다.



거래소 투자자 분류체계상 은행으로 집계되는 내역 중 상당 부분은 개인투자자가 은행의 신탁 상품을 통해 거래한 것이다. 다만 은행 신탁의 경우 개인 선호도가 그대로 반영되는 장중매매와 다른 성격을 지닌다. 은행 신탁 상품은 은행의 마케팅 전략과 직원의 상담 서비스가 개인투자자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와 다른 결과를 보일 수 있어서다.

신탁은 고객이 지시하고 금융사가 대신 운용해주는 상품이지만 실제 고객이 직접 투자를 지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은 은행 창구에서 제시하는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을 보고 직원 권유에 따라 운용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장내매매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형 ETF 보유액은 대표지수형 11조1000억원, 특수유형(테마·업종) 11조1000억원으로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은 특수유형 보유액이 2조4000억원으로 대표지수형(1조6000억원)보다 50% 많았다.



국내주식 ETF에서 은행의 테마형 쏠림 현상은 더 커졌다. 특수유형 보유액은 5조1000억원으로 대표지수형(7000억원)의 629%에 달했다. 직접 매매하는 개인투자자도 특수유형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대표지수형 대비 214%에 그쳤다.

보고서는 "주목할 점은 은행이 일반적인 개인 계좌와는 다르게 특정 업종 및 테마 추종 상품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신탁 ETF를 판매하는 은행의 유인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선 2차전지, 반도체, 빅테크(대형 기술주) 등 시장에서 주목받는 업종과 테마는 마케팅 측면에서 개인투자자 관심을 끌기에 유리하다. 또 ETF 신탁 중에는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해지되는 특약이 부여된 경우가 많으며 테마형 ETF와 같이 수익률 변동성이 높은 상품일수록 계약 회전율이 높아져 은행이 많은 선취 신탁보수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선취 수수료는 약 1%로 증권사 이벤트시 거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직접 장내매매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 같은 판매 양태가 투자자들을 높은 변동성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2017~2018년 은행들은 자동해지특약이 있는 ETF 신탁에 레버리지 ETF를 대거 편입했고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해 그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다"며 "현재 은행의 ETF 보유 금액 중 상당 부분이 변동성이 큰 업종과 테마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당시 문제 상황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짚었다.

또 "금융당국 역시 ETF 시장 쏠림 현상에 주목하고 있어야 한다"며 "유행하는 특정유형 ETF 시장에서의 과다한 마케팅 경쟁이 없는지 항시 확인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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