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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청 초등생 살해 교사 대처 미흡…'질환교원심의' 유명무실

등록 2025.02.11 15:28:18수정 2025.02.11 16: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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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교사 심의, 직권휴직 등 내려…최근 몇년 미개최

진단서·의사 소견서만 제출 휴·복직 자유로워

교육당국 적극 확인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한 시민이 눈물을 흘리며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한 시민이 눈물을 흘리며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대전=뉴시스]유순상 기자 =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7)양이 40대 여교사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것과 관련 대전시교육청이 A씨 대처에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11일 대전시교육청과 대전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A씨는 그동안 정신질환을 앓아 여러 차례 병가를 냈고 이번에 다시 교단에 복귀하면서 초등학생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정신·신체적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교원을 견제하는 '질환교원심의위원회'를 두고 있으나 제대로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이 위원회는 문제 교사를 심의, 직권휴직과 직권면직, 상담 또는 치료권고를 내린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최근 몇년간 해당 위원회를 개최한 적이 없다.

A교사는 지난해 12월 9일 우울증 진단을 받아 치료기간 6개월이 적힌 진단서를 제출, 질병 휴직에 들어갔다. 하지만 돌연 20일 만에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병원진단서를 받아 같은달 30일 조기 복귀했다.



복귀후 지난 5일 업무 포탈 접속이 느리다는 이유로 컴퓨터를 파손하고 다음 날 동료 교사가 대화를 시도하자 손목을 강하게 부여잡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해서 해당학교는 휴직을 권고했다.

하지만 대전시교육청은 폭력을 행사한 후 6일만인 10일 오전에서야 학교를 방문했다. 또 같은 병력으로 휴직이 가능하냐는 학교측 문의에 대해서도 이미 복귀한 상태여서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초등생들이 국화꽃과 과자·음료 등을 놓으며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초등생들이 국화꽃과 과자·음료 등을 놓으며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는 정신과 전문의 진단서를 제출해 복직이 이뤄졌다"며 "이런 질환에 대한 휴복직이 반복되면 질환교원심의위원회 등이 이뤄져 관찰이 가능할 수 있지만 이번 건에 대해서는 휴·복직이 1회에 불과해 해당 사유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교사가 개인적으로 받은 의료기관의 진단서와 의사 소견서만 제출하면 휴·복직이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어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복직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전지역 한 학부모는 "교사가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세상이 돼 교사의 정신적인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며 "정신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있는 교사들이 교단에 다시 복귀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부 차원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대전시교육청은 가해 교사가 복직하게 된 과정과 복직 후 근무 상황에 대한 학교의 조치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육 당국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지난 10일 오후 5시 18분께 하늘양이 돌봄 후 연락되지 않는다는 실종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휴대전화로 위치를 추적, 하늘양의 친할머니와 함께 대전 서구 관저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대한 수색을 벌였다.

하늘양의 친할머니가 시청각실 창고에서 흉기에 찔린 하늘양과 교사 A씨를 발견했다. 당시 A씨 목과 팔 부위에도 흉기에 찔린 상처가 나 있었는데 범행 후 자해를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하늘양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고 A씨는 수술 전 경찰에게 범행을 저질렀다며 자백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sy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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