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초읽기 속 수출↑…철강은 줄고 '밀어내기' 영향도
이달 20일까지 수출 355억弗…전년 대비 4.5%↑
'美 관세 시작' 철강 10.7%↓…EU 감축 등 악재만
상호관세 우려에 시기 앞당긴 '밀어내기' 가능성
"국가 대 국가 협상 위해 정치 불확실성 해소돼야"
![[평택=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3.10.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0/NISI20250310_0020726365_web.jpg?rnd=20250310134245)
[평택=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3.10. jhope@newsis.com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철강 품목의 수출이 부진한데다가 미국의 상호관세를 의식해 수출 계약이 앞당겨지는 '밀어내기'로 수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났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355억 달러(51조8300억원)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8.2%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살펴봐도 반도체(11.6%)와 승용차(3.7%), 선박(80.3%) 등 주요 품목 수출이 늘어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달 수출 실적을 두고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철강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지난달 미국이 철강 품목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우리나라의 철강 가격 경쟁력이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우리나라 철강 수출은 관세가 적용되기 전인 지난달 4.4% 감소했고 이달 10일까지 수출도 7.8% 감소했던 상황이었다.
여기에 관세가 부과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철강 수출이 1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미국의 관세부과와 중국의 저가 공세 등에 타격을 입은 철강 수출은 악재만 쌓여가는 모양새다.
유럽연합(EU) 역시 다음 달부터 철강 수입을 최대 15%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역시 200일간 한시적으로 12%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평택=뉴시스] 정병혁 기자 =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들이 쌓여 있다. 2025.03.12.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2/NISI20250312_0020729212_web.jpg?rnd=20250312140625)
[평택=뉴시스] 정병혁 기자 =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들이 쌓여 있다. 2025.03.12. jhope@newsis.com
일각에서는 철강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수출 상한선인 쿼터 역시 해제됐기 때문에 이를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 철강에 비해 중국산 철강에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철강으로의 대체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일부 감산에 들어가면서 중장기적으로 이번 쿼터 해제를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다"고 박혔다.
하지만 중국의 생산단가가 우리나라의 생산단가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상쇄할만큼 막대한 관세가 중국에 부과돼야 대체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아직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하향세가 확인된 철강뿐 아니라 실적이 증가한 전체 수출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상호 관세가 내달 2일부터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당 관세를 부과받기 전에 미리 계약을 한 '밀어내기' 수출이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반도체나 승용차 수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증가한 원인 중 밀어내기 수출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밀어내기 수출로 이달 실적이 플러스를 기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세 불확실성으로 미리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계약은 장기간에 걸쳐 돼있기 때문에 관세 부과 전 물량을 미리 계약하는 '밀어내기'로 수출이 늘어났다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3.21.](https://img1.newsis.com/2025/03/21/NISI20250321_0000196769_web.jpg?rnd=2025032106153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3.21.
한편 미국은 내달 2일부터 전세계를 대상으로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한국의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를 압박했다.
이후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이 미국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을 '지저분한 15(Dirty 15)'라고 언급하면서 우리나라가 '지저분한 15' 그룹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두 차례 미국을 찾아 관세 면제 등 우리나라의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철강관세 면제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구 교수는 "업종별 관세는 특정 국가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나라에 일괄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면제를 요청한다고 해서 면제받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내달 부과가 예고된 상호관세에 대해서는 협상이 가능하겠지만, 국가 수장이 공백인 상황에서 이 역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 교수는 "당장 안 장관이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며 "우리 정부와 국가 대 국가로 협상이 필요한데 다른 나라와는 협상이 진척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는 공식적으로 협상을 안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난 뒤에야 관세를 포함한 원자력 문제 등 의제를 한꺼번에 놓고 협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에서 열린 '미국 철강 관세 관련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3.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13/NISI20250313_0020730421_web.jpg?rnd=20250313104814)
[서울=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에서 열린 '미국 철강 관세 관련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3.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철강·알루미늄 통상리스크 및 불공정수입 대응 방안 등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양자·다자, 고위·실무급 등 정부간 협의에서 관세 면제 요청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는 코트라에 설치된 '관세대응 119'를 통합창구로 두고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기업의 어려움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지난달부터 운영 중인 '미국 관세 헬프데스크'를 비롯해 다음 달 중 '철강 거점 무역관'도 지정할 예정이다.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된 물품을 제3국을 통해 우회 수출함으로써 덤핑방지관세를 회피하는 '우회덤핑' 행위 방지 작업도 착수한다.
제3국 경유를 통한 우회덤핑도 우회행위에 포함되도록 관세법령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방안을 속도감 있게 이행해 철강산업의 위기에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며 "철강산업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올해 안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3.19.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20/NISI20250320_0020739141_web.jpg?rnd=20250320100200)
[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3.19.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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