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스님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 문화유산 가치 밝히는 구심점"[문화人터뷰]
"무료로 문화유산 향유…매우 심각한 문제"
모사본 제작으로 진품 보존하는 시스템 필요
"불교문화유산, 지역별 문화콘텐츠로 만들것"
보존센터, 과학적 보존·복원 전담…연구 병행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계종 불교문화유산연구소장 호암 스님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연구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22.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8/NISI20250318_0020736437_web.jpg?rnd=20250318104431)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계종 불교문화유산연구소장 호암 스님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연구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2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국 국민의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매우 아쉬운 수준입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유산연구소에서 만난 호암스님은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 필요성과 함께 한국의 문화유산 관람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암스님은 "일본, 미국,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 어디를 가도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향유하려면 입장료를 내야 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문화유산을 무료로 향유하고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호암스님이 소장을 맡고 있는 불교문화유산연구소는 문화유산 보존·보호·연구·조사를 통해 민족문화 선양과 계승을 위해 불교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연구·조사·인력양성을 수행한다. 2007년 7월 10일 설립된 국가유산청 소관 재단법인이다.
연구소는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와 사찰문화유산 일제조사 ▲불교문화유산 정밀기록화 및 지정조사 ▲불교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 ▲불교 무형문화유산 및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호암스님은 "연구소는 국내에서 유일한 불교문화유산 전문 연구기관으로 불교문화유산을 조사, 연구, 활용을 통해 과거 문화유산부터 현재 사찰 문화, 미래 문화 생성, 활용까지 불교문화 전숭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계종 불교문화유산연구소장 호암 스님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연구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22.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8/NISI20250318_0020736406_web.jpg?rnd=20250318104432)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계종 불교문화유산연구소장 호암 스님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연구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22. 20hwan@newsis.com
불교문화유산연구소가 지난 6일 경기도 양평에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를 열었다. 호암스님은 이날도 센터 운영 상황을 점검하러 양평으로 내려갈 예정이었다.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는 불교문화유산의 과학적이고 체계적 보존과 복원을 전담하는 기구다. 지난 2013년 계획 수립 후 12년 만인 올해 문을 연 이 센터는. 보존처리·전시·연구가 가능한 복합공간이다.
보존센터는 용문산 아래 7500㎡ 규모 부지에 건립됐다. 연면적 6769.28㎡(2047.7평)에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다. 지하 2층에는 수장고, 주차장, 지하 1층에는 대형불화 전담 보존처리시설, 전시실, 지상 1층에는 분석실과 수장고, 보존처리실, 지상 2층에는 소장실, 보존연구실, 회의실, 숙소가 있다.
특히 대형불화 전담 보존처리시설은 국내 최초다. 기존에는 대형 불화를 보존처리하려면 크기가 너무 커 작업자가 바닥에 펼쳐진 불화 가운데를 보존처리할 때 천을 대고 그 위에 올라가 작업했다. 대형불화 전담 보존처리시설은 상판과 모노레일을 설치해 작업자가 상판에 올라가 엎드려 작업하면 레일이 자동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다.
호암스님은 "부득이한 경우지만 부처님 상호 위에 천을 깔고 작업자가 발로 밟아야 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레일을 설치하고, 앞으로는 작업자 키나 팔길이 등 작업자의 신체 조건에 맞게 조정될 수 있게 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3.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06/NISI20250306_0001784588_web.jpg?rnd=20250306100126)
[서울=뉴시스]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3.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호암스님은 이 센터가 불교문화유산의 가치를 밝히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존센터는 올해 한국 불교회화 보존처리 사업, 복장유물정밀학술조사, 동산 문화유산 실물 콘텐츠 제작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 불교회화 보존처리 사업은 지난해까지 진행된 '한국의 고승 진영(초상화) 정밀 학술 조사'사업을 통해 파악된 손상이 심한 진영에 대한 보존처리다. 복장유물정밀학술조사는 불상복장유물에 대한 인문학, 원형 디지털, 과학적 조사를 통한 원형 기록 확보, 관리, 보존 방안을 수립한다.
민간 소장 국가 지정 동산 문화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을 위해 영인본과 모사본 제작 사업도 추진한다. 이밖에 문화유산 및 보존처리 교육, 문화유산 시민 강좌도 진행한다.
호암스님은 "이제 문화 콘텐츠로 모사본 제작 사업을 해서 전시에 모사품을 사용하고 진품은 수장고에 보관해서 영원히 보존 보수, 관리가 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위해 이 보존센터가 필요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며 "이 지역의 특별한 날에 보존센터에서 유물 전시도 열고 다른 지역에 특별한 전시품이 있다면 함께 전시도 해서 지역에 볼거리를 제공해 이 지역에 보존센터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계종 불교문화유산연구소장 호암 스님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연구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22.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8/NISI20250318_0020736434_web.jpg?rnd=20250318104432)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계종 불교문화유산연구소장 호암 스님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불교문화연구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3.22. 20hwan@newsis.com
한국이 문화 선진국으로 발전하는데 문화유산 보존이 중요하다는게 호암스님의 생각이다.
호암스님은 "불교문화유산은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점차 인위적, 자연적 훼손이 심각해지는 시점에 문화유산 보존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후손에게 물려 줄 소중한 자산임을 생각하면 특히 화재, 수해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적 훼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암스님은 불교문화유산이 이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 사회에서 불교문화유산은 단지 과거 역사가 아닌, 명상, 힐링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요. 문화재도 지금 우리가 보이는 것만 가지고 논할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도 많습니다. 이를 위해 더 연구하고 다듬고 분석해 모든 국민이 한 번쯤 체험할 수 있는 지역별 문화 콘텐츠가 되는 게 소망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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