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터널→유물 안식처' 영남 예담고 개관…"문화유산, 이젠 보존서 향유로"
충청, 호남, 해양권역 이은 전국서 네번쨰
국가 비귀속 발굴 유물들 관리·활용 역할
전시·교육실, 개방·폐쇄형 수장고 등 구성
관람·체험 등 무료…"역사를 보다 가깝게"
![[서울 뉴시스] 영남권역 예담고 '땅속 유물을 구조하라'를 체험하는 함안 문암초 학생들 (사진=국가유산청제공) 2025.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24/NISI20250324_0001799540_web.jpg?rnd=20250324194115)
[서울 뉴시스] 영남권역 예담고 '땅속 유물을 구조하라'를 체험하는 함안 문암초 학생들 (사진=국가유산청제공) 2025.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처음 접하는 학예사의 능숙한 붓질에 함안 문암초 학년 학생들은 신기한듯 눈을 뗄 줄 모른다. 학예사의 시범이 끝나자 학생들이 유물을 잡고 붓질 따라해본다.
발굴유물 역사문화공간인 '영남권역 예담고(庫)'가 경남 함안군에 24일 문을 열었다. 개관에 맞춰 방문한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은 각종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예담고란 '옛것을 담는 공간' '옛것에 현재를 담을 공간'이라는 뜻으로, 국가유산청이 한국문화유산협회와 함께 현행 규정상 국가에 귀속되지는 않지만 교육이나 학술적으로 연구가 필요한 유물인 비귀속유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설립했다. 현재 충청(대전 사진포터널), 호남(전주 신리터널), 해양권역(목포 청해사)과 이날 개관한 영남권까지 총 4곳에서 운영한다. 수도권역(시흥)과 강원권역(영월)도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뉴시스] 경남 함안군에 건립된 영남권역 예담고 (사진=국가유산청제공) 2025.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24/NISI20250324_0001799542_web.jpg?rnd=20250324194500)
[서울 뉴시스] 경남 함안군에 건립된 영남권역 예담고 (사진=국가유산청제공) 2025.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남권역 예담고에 보관 관리되는 유물은 주로 토기와 철기류 등으로 2021년 기준 총 4만2697점이다.
이 곳은 2007년 건설된 후 2012년 폐쇄된 모곡터널을 활용했다. 산업용 철도가 지나다녔던 터널답게 187m라는 길이를 자랑한다. 한국문화유산협회는 모곡터널이 아라가야 중심지였던 함안군에 위치한 데다, 터널 운용기간이 짧아 상태가 양호한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유물 보존을 위해 예담고 내부 온도는 15~17도로 유지돼 서늘한 편이다. 전시실, 교육실, 개방형 수장고, 폐쇄형 수장고, 기계실, 유물정리실로 구성됐다.
입구로 들어서면 가로 6개, 세로 4개 총 24개 정사각형으로 구성된 진열장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현재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나온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토기가 전시되고 있다.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전시실이 나온다. 터널 내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금속 프레임을 이용해 전시실을 조성했다. 현재 '트라울(TROWEL):과거와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들'이라는 상설 전시가 진행 중이다. 유물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시실에서는 '땅속 유물을 구조하라!'는 유물 발굴조사 체험 행사를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유물 그리기, 흑백 사진 인화 등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예담고의 관람 및 모든 프로그램 이용은 무료다.
![[서울 뉴시스] 영남권역 예담고 교육실에서 체험하는 함안 문암초 학생들 (사진=국가유산청제공) 2025.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24/NISI20250324_0001799543_web.jpg?rnd=20250324194641)
[서울 뉴시스] 영남권역 예담고 교육실에서 체험하는 함안 문암초 학생들 (사진=국가유산청제공) 2025.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실 옆 교육실에서는 문암초 저학년 학생들이 유물카드 작성을 하고 있었다. 12명 학생들이 모래더미에서 직접 유물을 발굴한 뒤 유물을 그리고 특징을 적어넣는 모습이 학예사 못지 않게 진지해보였다.
교육실을 나오면 개방형 수장고, 폐쇄형 수장고, 유물정리실이 있다. 폐쇄형 수장고와 기계실, 유물정리실과 달리 개방형 수장고는 누구나 들어가서 박스 안에 담긴 유물을 만져볼 수 있다.
이아영 한국문화유산협회 연구원은 "단순히 간접적 체험이 아니라 직접적 체험이 예담고에서 가능하게끔 하려고 한다"며 "그렇게 되면 전문가들만 복원하고 관리했던 유물을 일반인도 유물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과정에 함께하면서 그 가치가 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뉴시스] 영남권역 예담고 수장고 (사진=국가유산청제공) 2025.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24/NISI20250324_0001799545_web.jpg?rnd=20250324194943)
[서울 뉴시스] 영남권역 예담고 수장고 (사진=국가유산청제공) 2025.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폐쇄형 수장고에는 대구, 부산, 울산 등 경상도에서 출토된 유물이 보관되어 있다. 총 8천 여 박스가 수용할 수 있는데 현재 1742박스가 수용된 상태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 예담고 운영 계획에 대해 "전시같은 경우는 상설 전시로 진행하고, 4월부터 교육프로그램과 지역 연계 행사를 할 예정"라고 밝혔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우리는 이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과 함께 향유하고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면서 "영남권역 예담고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국민들이 역사와 문화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unduck@newsis.com,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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