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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민심, 심상치 않다"…反하마스 시위, 조직화·확대 조짐

등록 2025.03.27 11:56:27수정 2025.03.27 13: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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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가자 전역서 하마스 반대 시위

명문가, 공동 성명서 시위 촉구…조직화 조짐

전쟁으로 하마스 크게 위축…생활고는 커져

[베이트 라히야=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반(反)하마스 시위를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하마스를 쫓아내자" "하마스는 테러리스트" "전쟁을 끝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2025.03.27.

[베이트 라히야=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반(反)하마스 시위를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하마스를 쫓아내자" "하마스는 테러리스트" "전쟁을 끝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2025.03.27.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틀 연속 가자지구에서 열렸다.

과거 시위를 강경 탄압했던 하마스는 별다른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진압을 시도하려다 오히려 성난 시위대에 쫓겨나는 장면까지 벌어졌다.



2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선 이틀 연속 하마스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주민 수백 명이 나와 "하마스 아웃" 등 구호를 외쳤다. 시위는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와 알누세이라트 난민촌, 북부 베이트 라히야 등 곳곳에서 벌어졌다.

하마스 고위 지도자인 오사마 함단을 "멍청한 놈"이라고 표현하며 "우린 죽고 싶지 않다"는 구호도 나왔다.



베이트 라히야 주민 이브라힘 라히야는 WSJ에 "우리 모두 죽으면 저들은 누구를 위해 이 땅을 해방한다는 건가"라며 "난 우리 국민에 반대하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우린 지치고 굶주리고 있고, 내 아이들은 배고프다"고 호소했다.

전날에도 수천명으로 추정되는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하마스를 쫓아내자"고 외쳤다. 가자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서 시작된 시위는 이날 저녁 남부 칸유니스까지 확산했다.

조직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SNS에는 시위에 참여해달라는 독려 글이 증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가자 남부의 한 명문가는 공동 성명을 발표해 "불의에 맞서 봉기를 일으키고 하마스에 항의하자"고 촉구에 나섰다.

[베이트 라히야=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반(反)하마스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하마스를 쫓아내자" "하마스는 테러리스트" "전쟁을 끝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2025.03.27.

[베이트 라히야=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반(反)하마스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하마스를 쫓아내자" "하마스는 테러리스트" "전쟁을 끝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2025.03.27.


2007년부터 가자를 통치해 온 하마스는 그간 반대파 목소리를 가혹하게 탄압해 왔다. 하지만 이번 시위에는 별다른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전날 한 전투원이 시위를 진압하려다 오히려 군중에게 구타당하기까지 했다.

바셈 나임 하마스 대변인도 26일 SNS를 통해 "모든 팔레스타인인은 고통에 찬 소리를 지르고, 우리 국민에 대한 침략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며 시위를 비난하진 않았다.

대신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파타당을 언급하며 "가자지구의 비극적인 인도주의적 상황을 악용하는 의심스러운 정치적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배후를 주장했다.

가자 주민 아부 타머는 WSJ에 "하마스가 거리에서 모두 사라졌기 때문에 그들은 시위를 막지 않았다"며 "그들은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이들을 대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자시티=AP/뉴시스] 지난 24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침례병원에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두 살배기 조카 살마의 시신을 안고 오열하고 있다. 2025.03.27.

[가자시티=AP/뉴시스] 지난 24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침례병원에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두 살배기 조카 살마의 시신을 안고 오열하고 있다. 2025.03.27.


17개월 넘게 전쟁이 이어지면서 하마스 지도부는 크게 위축됐고, 주민들의 삶은 혹독해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서안지구 라말라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정책조사연구소가 지난해 9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39%에 불과했다. 전쟁 초반인 2023년 12월엔 57%였다.

므카이마르 아부사다 가자지구 알아즈하르대 정치학 교수는 "하마스는 많은 고위 군사 및 정치 지도자들을 잃었다"며 "오늘날 하마스는 2019년과 다르다. 시위대를 폭력 진압하는 건 실수라는 걸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반색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위가 시작된) 베이트 라히야 주민들로부터 배우라"며 환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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