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작년 순익 7.8조 '역대 2번째'…법인세 2.6조
한은 '2024년 연차보고서'
美 주식·채권투자 '성공'에 6.5조 증가
법인세는 역대 3번째 기록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지난해 7조8000억원의 당기순익으로 역대 2번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미국 증시 활황과 미국채 이자수익 증가, 고환율 등의 영향이다. 이에 따라 법인세는 역대 3번째 수준인 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세후)은 7조8189억원으로 직전년 (1조3622억원)보다 6조4567억원 늘었다. 지난 2021년 7조8638억원 이후 역대 2번째 최대치다.
한은의 순이익은 2014년 1조원대로 내려 앉았다가 2015년 2조원대로 회복한 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조원대를 보였다. 2019년에는 5조원대, 2020년부터는 7조원대로 올랐다가, 2022년부터 고금리 여파에 감소세를 보였다.
당기순익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은 해외증권이 크게 오른 이유가 크다. 한은의 수익은 주로 외화자산 운용과 유가증권 이자에서 발생하고, 비용은 통화안정증권 발행 때 발생한다. 미국 증시 활황과 채권이자, 고환율 등의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이 결과 법인세 등으로 납부한 금액은 전년보다 2조765억원 늘어난 2조578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2조8776억원)과 2020(2조8231억원)년에 이은 역대 3번째 기록이다.
법인세 납부액은 2019년 2조441억원으로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한 후 3년 연속 2조원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 5000만원대로 내려왔다.
세부적으로 한은의 총수익은 26조5179억원으로 직전년(19조4469억원)보다 7조711억원 늘었다. 총비용은 16조1208억원으로 1조4622억원 줄었다. 이 결과 세전 당기순익은 10조3972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서 법인세을 제외하면 세후 당기순익(6조4567억원)이 된다.
순이익이 늘면서 위기 상황 대비를 위해 쌓는 법정적립금도 크게 증가했다. 한은은 지난해 순이익 7조8189억원의 100분의 30인 2조3457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다. 직전년도(4087억원)보다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결과 적립금 잔액은 22조8923억원으로 확대됐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을 위한 목적으로 241억원의 임의적립금도 쌓았다. 한은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올해 중 5회에 걸쳐 출연할 계획이다. 나머지 5조4491억원은 정부 세입으로 납부했다.
한은은 한은법에 따라 당기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하고, 잔여 이익 중 일부를 정부의 승인을 얻어 특정 목적을 위한 임의적립금으로 적립할 수 있다. 나머지 순이익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하게 된다.
이덕배 한은 예산회계팀장은 "당기순익은 국내외 금리와 주가,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았는데 특히 주가 경우 미국의주식시장 상승세를 보였고, 환율은 지난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면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살짝 떨어지다 보니 과거 저금리에 샀던 채권의 매매 손실이 조금 줄고 주식 매매 이익은 많이 늘었고, 외화채권 이자도 증가했다"면서 "지난해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안정화를 위한 달러 공급 발생에 따른 외환매매익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수형 금통위원은 연차보고서 주관 메시지를 통해 "통화신용정책과 지급결제, 발권 등 업무 현황과 그간 추진했던 구조개혁을 위한 정책대안을 담았다"면서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소통을 강화해 정책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