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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한화에어로, 엇갈린 금감원 유증 심사 결과…이유는

등록 2025.03.28 14: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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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정정요구, 삼성SDI는 '청신호'

삼성SDI·한화에어로, 엇갈린 금감원 유증 심사 결과…이유는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둔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 회사의 운명이 금융감독원 심사 앞에 엇갈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아 당장 일정이 불투명해진 반면 삼성SDI는 일주일의 중점심사 기간이 마무리되면서 유증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공시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0일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정정신고서를 요구했다.



앞서 금감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권신고서에 대해 일주일 이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중점 심사를 실시하겠다 밝혔다. 중점심사는 대면 심사 등을 포함해 약 일주일 기간 내 신속·밀착 심사하는 제도다.

중점심사 기간 일주일을 무사히 넘기면 기업 측에서도 빠르게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결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일째에 정정을 요구받았다. 신고서의 효력 발생일은 다음달 4일이었으나 정정 요구에 따라 효력이 정지됐다.

반면 한화에어로보다 며칠 앞서 중점심사 1호가 된 삼성SDI는 지난 1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 중점심사 절차가 마무리된 단계다.



한차례 금감원과 협의해 신고서를 자진정정하기도 했다. 기간 정정이 발생해 효력발생일은 늦춰졌지만 유증 일정은 오히려 앞당기기로 했다. 중점심사는 마무리된 만큼 다음달 8일까지 남은 심사 기간 중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무난히 유증 일정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를 유증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한 후 이복현 금감원장은 대외적으로 "우리나라 선도 기업이 시장에서 수긍할 만한 내용으로 투자에 나선다는 건 고무적"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SDI 신고서를 향후 조단위 유증 신고서의 가늠자로 세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증에서 금감원이 문제 삼은 부분은 ▲유상증자 당위성 ▲주주 소통 절차 ▲자금 사용 목적 등에서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기재되지 않은 점이다.

이 같은 지적은 이미 시장에서도 제기되고 있었다. 유증은 가뜩이나 지분 가치를 희석하는 효과에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기 어려운데, 당위성과 주주 소통, 자금 사용 목적 등에 대해 꾸준히 뒷말이 나오고 있어서다.

회사가 유상증자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으며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7명 이사 중 전진구 사외이사 등 5명은 화상회의로 참석했으며 20일 오후 3시30분에 개최된 이사회는 짧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화에어로 현 자본구조와 미래현금흐름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사회에서 자본배치 관련 활발한 토론을 했는지" 물었다.

또 "회사가 제공한 정보가 부족하고 일반주주 입장에서 다른 의견을 듣겠다는 최소한의 의식이 있다면 기업금융(IB)이나 컨설턴트같은 외부전문가를 이사회에 초대해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이사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는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모두에 대해 유증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피했는지에 의구심이 제기하면서도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선 자금 조달 목적이 불분명하다고도 지적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손익과 현금흐름이 최근 급격히 개선되고 있었음을 고려한다면 이번 증자를 예상한 투자자는 많지 않았을 것. 예상하지 못한 깜짝 증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추가 상승여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신규 투자처와 예상 투자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화에어로의 증자 목적은 설비 확장과 투자와 해외 방산 사업에 1조6000억원, 국내 방산 사업에 9000억원, 해외 조선업 투자에 8000억원, 무인기용 엔진 개발에 3000억원 등이다.

시장의 반응에도 온도차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대규모 유증 발표 다음날인 이날 장중 15% 넘게 빠졌다. 삼성SDI는 이사회 결정이 난 14일 6.18% 하락 마감했다. 발표 직전 주가와 이후 저점을 비교하면 삼성SDI는 6.5% 하락,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6% 하락으로 차이가 있었다.

한편 한국ESG연구소가 발간한 '정기주주총회 프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은 8개 상장사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대상으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으며 이 중 5개사는 유상증자를 철회하거나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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